[월드컵] 전주·광주·대전도 '개장 박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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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한국의 건설 실력은 세계가 알아준다.

비록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 같은 부실공사가 있긴 하지만 그것이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2002 한.일 월드컵을 치르는 국내 10개 경기장이 모두 완공 단계에 들어서 웅장한 모습을 차례로 드러내고 있다.

지난 5월 개장한 대구.수원.울산 경기장에 이어 종합경기장인 부산경기장도 지난달 31일 공사를 끝냈다.

전주.광주.대전 경기장은 모두 다음달이면 완공이다. 현재 마무리 공사 중이니 이미 다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주경기장인 서울 상암구장도 완공예정은 12월로 돼 있지만 다음달이면 경기를 치러도 될 만큼 깨끗이 정리돼 있다. 가장 걱정했던 서귀포구장도 현재 지붕 공사 중으로 12월이면 차질없이 완공될 예정이다.

2002 아시안게임을 치르는 부산, 2003 여름 유니버시아드를 치르는 대구, 그리고 전국체전을 위해 자체적으로 종합운동장 건설 계획을 추진했던 인천이야 미리 공사를 시작했다지만 나머지 7개 구장은 98, 99년에야 공사에 착수한 곳이다.

월드컵 경기장 공사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매우 까다로운 기준에 따라야 하는 복잡한 공사다. FIFA 실사단이 수시로 와서 규정대로 하고 있는지 검사까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3년 만에 대공사를 마쳤다는 것은 세계가 놀랄 일이다.

한국의 월드컵 경기장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할 만한 수준이다.

일단 모든 경기장이 신축이다. 지금까지 월드컵을 치른 국가들 중 모든 경기장을 신축한 경우는 없다. 기존 경기장을 규정에 맞춰 증.개축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월드컵 경기장은 일반 축구경기장과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 이미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 때 대구.수원.울산 경기장을 찾았던 팬들은 그 규모와 시설, 그리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에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컨페더레이션스컵 출전국이나 개장기념 친선경기차 이곳을 찾았던 외국의 감독.선수들이 이구동성으로 극찬한 것은 공치사가 아니었다.

울산 문수경기장은 현재 프로축구 울산 현대의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고, 수원 경기장은 프로축구 올스타전에 이어 토토컵 국제여자축구 경기장으로 활용됐다. 사후 활용이라는 숙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월드컵을 치르는 7개의 축구전용구장이 생겼다는 것은 한국 축구 발전의 기초가 아닐 수 없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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