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기 왕위전] 이창호-조훈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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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黑 애써 쌓은 중앙 둑 와르르

제6보 (94~115)=중앙 집을 삭감한 것도 아니고 멀리서 슬쩍 견제만 했을 뿐인데도 집이 부족한 흑은 괴로워 몸살을 앓는다.

曺9단은 점심식사 때 이미 비관적 표정을 내비쳤는데 상황은 시간이 갈수록 악화할 뿐 호전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우변 백을 공격해 함몰은 아니더라도 괴멸적인 타격을 입혀야만 하는데 그게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94로 살자고 하자 대뜸 95로 치중했다. 曺9단의 절박한 심사를 보여주는 한수. 그러나 96의 평범한 붙임에 흑은 양수겸장을 당한 듯 응수를 못한다.

李왕위는 '참고도1' 백1로 미는 급소를 엿보고 있다. 당장은 흑2로 두어 3에 넘는 수가 잘 안된다. 그러나 A, B 등에 백돌이 오면 상황이 달라지기에 흑은 96에 대해 응수가 어렵다.

5분 만에 97로 막았다. 98엔 99.曺9단은 중앙의 둑이 위태위태한데도 한사코 눈을 없애고 있다. 그 손끝에서 잡지 못하면 진다는 비장감이 묻어나고 있다.

102에서부터 흑이 전력을 기울여 쌓았던 중앙 둑이 와르르 무너지기 시작했다. 113은 독약을 삼키는 것과 같은 수. '참고도2' 처럼 두는 것이 부분적으로 이득이지만 대마가 쉽게 산다. 실전은 아직 한가닥 노림이 남아 있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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