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남성 외모가꾸기…남녀평등 방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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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과거 여성은 남성에게 선택받는 입장이어서 외모 가꾸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고대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와 18세기 영국 여왕들은 잘 보이기 위해 수은으로 화장을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여염집 아낙네들도 분꽃의 씨를 비벼 얼굴에 바르는 등 궁색한 가운데서도 외모를 가꾸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최근 여성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며 여권이 크게 신장되자 여성들은 더 이상 선택받기를 원하지 않고 선택하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여학생들 사이에선 미소년이 각광받는다. 인터넷의 미소년 사이트만도 30개가 넘는다. 사이트엔 수많은 남성들의 사진이 올려져 있어 여성 네티즌들의 눈요깃거리가 되고 있다.

세태가 이러한데 신세대 남성이 여성에게 잘 보이려면 외모를 가꾸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피부 관리나 쌍꺼풀 수술 등 성형 수술은 이제 여성의 전유물만이 아니다.

얼마 전엔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들이 방학을 이용해 얼굴을 고치려는 학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보도도 있었다. 현대의 보편적인 가치관인 다원화.평등화가 빚은 또 하나의 사회현상이어서 흥미롭다.

임오영(중앙일보 NIE 학생 명예기자.서울 동덕여자고등학교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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