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오픈] 비, 강풍... 우즈 "제 스윙 불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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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이런 날은 싫다. "

골프대회 최고 전통을 자랑하는 제130회 브리티시오픈(총상금 4백95만달러)이 비를 동반한 강풍이 찾아든 가운데 19일 오후 3시(한국시간) 다나카 히데미치(일본)의 티샷으로 영국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즈골프장(파71.6천2백15m)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http://www.golfonline.com).

길이가 짧은데다 지난달 US오픈을 치른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 서던 힐스골프장보다 쉬울 것으로 전망됐던 코스는 개막 전날부터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어 골퍼들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전날 마지막 연습 라운드를 끝낸 지난해 챔피언 타이거 우즈(26.미국)는 "이런 기상 조건에서는 제 스윙을 하기 힘들다" 고 털어놓았다.

바람에 강한 영국의 콜린 몽고메리는 "이런 날에는 경기하고 싶지 않다" 고 말했다.

이 코스에서 비바람이 불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성적을 비교해 보면 악천후의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날씨가 좋았던 1996년 대회에서 톰 레이먼(미국)은 3라운드까지 15언더파 1백98타를 쳐 이 골프장 54홀 최저타 기록을 세우는 등 합계 15언더파 2백69타로 우승했다.

그러나 악천후 상황을 맞이했던 79년 우승자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가 4라운드 합계 1언더파 2백83타에 그쳤다.

또 74년에도 개리 플레이어(남아공)가 2언더파 2백82타로 우승했을 때에도 심한 바람이 불었다.

플레이어는 "경기 외적인 요소들이 승부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실력과 컨디션만 좋다고 해서 우승하기는 힘들다" 면서 "바람을 다스리는 자신과의 싸움이 중요하다" 고 말했다.

한편 영국 기상청은 19일 '대회 기간에 더 거센 바람이 불 가능성이 크다' 고 예보해 올해 우승자는 결코 좋은 스코어를 남기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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