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변하는데 우리는…" 여야 세대교체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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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정동영(鄭東泳.48)최고위원과 한나라당 손학규(孫鶴圭.53)의원이 17일 정치 리더십의 세대교체를 주장했다.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인간개발연구원 주최 포럼에서다.

당내에서 차기 또는 차차기 대선 주자의 한 사람으로 거론되는 이들은 각각 주제발표에서 '젊은 리더십' (鄭위원), '40~50대의 열린 리더십' (孫의원)을 주창했다.

鄭위원은 "정치가 젊어져야 나라가 젊어진다" 며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의 선택은 젊은 리더십에 있어야 한다" 고 주장했다. 그는 "유연하고 탈권위적이며, 역동적인 신사고를 통해 정보기술(IT) 1등 국가를 건설하고, 정보화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젊은 리더십이 요구된다" 고 강조했다.

"최근의 영국은 40대의 토니 블레어(총리)를 재신임해 국가 경쟁력을 재건하고 젊은 국가로 면모를 일신하는 데 성공했다" 는 말도 덧붙였다.

孫의원은 미국(부시 대통령).영국.러시아(푸틴 대통령).프랑스(조스팽 총리).독일(슈뢰더 총리).일본(고이즈미 총리)의 지도자가 모두 40~50대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계의 중심 국가들에서 젊은 지도자들이 집권하는 것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며, 변화하는 세계 질서에 능동적으로 적응하기 위한 치열한 생존전략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리더십은 권력의 분산과 권한의 위임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는 주장도 했다.

이들의 세대교체론은 내용에 있어선 대동소이하지만 정치적 함의는 다소 다르다.

鄭위원의 발언은 내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의식한 것이라는 게 당내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지난 5월 말 당내 정풍(整風)운동의 핵심인물로 부각되면서 정치적 언행을 자제해 왔던 鄭위원이 앞으로는 경선 준비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할 것" 으로 내다봤다.

반면 孫의원측은 "내년 당 대선 후보 경선과는 무관한, 다소 원칙적인 발언" 이라고 설명했다.

孫의원은 오히려 내년의 경기지사 선거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회창 총재의 한 특보는 "孫의원 주장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는 반응을 보였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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