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수당 '개혁선장' 찾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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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영국 보수당의 새 당수를 선출하는 경선이 10일 시작됐다.

1백년 만에 처음으로 노동당에 연속 집권의 영광을 안겨준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6월 물러난 윌리엄 헤이그 당수의 뒤를 이을 신임당수를 뽑는 선거이니 만큼 출마한 5명의 후보마다 각각 유권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저마다의 당 혁신안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일단 10일 벌어진 1차 투표에서는 마이클 포틸로 전 예비내각 재무장관이 소속의원 1백66명 가운데 49명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언 던컨 스미스 전 예비내각 국방장관과 케네스 클라크 전 재무장관이 각각 39표와 36표의 근소한 차이로 2.3위를 차지했다. 또 전 당의장 마이클 앤크램과 데이비드 데이비스는 21표로 공동 최하위에 머물렀다.

보수당 당수 선거는 최종 두명의 후보만 남을 때까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두차례 투표를 실시한다. 투표마다 최하위 후보는 탈락되고 남은 후보들만이 다음 투표에 참가할 수 있다. 이번 1차 투표의 경우는 최하위가 두명이기 때문에 탈락자 없이 재투표를 하기로 했다.

선거관리위원장인 마이클 스파이서 경은 "공동 최하위 규정이 없기 때문에 12일 재투표를 실시한다" 면서 "또 같은 결과가 나오면 두명 모두 탈락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방식으로 8월 중순께 최종 결선 후보자 두명이 가려지면 전국 당원 30만명이 모두 참가하는 직접투표를 통해 당수를 선출한다. 공식발표는 9월 12일 한다.

포틸로 후보는 자신이 1위로 나타난 투표 결과 공개 후 "항상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면서 "바로 이게 보수당의 선택" 이라고 최종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재투표 전에 최하위를 차지한 두명의 후보가 자진 사퇴할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하위를 차지한 데이비스 후보는 "보수당 평당원들로부터의 지지를 얻었다" 며 "어떠한 압력에도 계속 경선을 해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앤크램 후보 역시 "아무도 전체의 3분의 1의 지지조차 얻어내지 못했다" 며 역시 경선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당수 경선의 이슈는 당 개혁과 함께 유로 가입 문제다. 포틸로와 스미스 후보는 유로 가입에 반대입장을 취하고 있고 클라크 후보는 찬성 입장이다.

클라크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우리 당은 (영국 전체를 대변하는 당이 아니라)잉글랜드 당처럼 행동했다" 며 "국수주의를 버려야 한다" 고 주장했다. 또 "유로 회의주의에 보다 유연할 필요가 있다" 고 주장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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