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의 바다 광양만에 세계 최고 272m 주탑 25일 완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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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이 순국한 노량해전의 바다 전남 광양만. 요즘 이곳에 노량해전의 역사가 숨쉬는 초대형 토목건축물 공사가 한창이다. 여수시 묘도동과 광양시 금호동을 잇는 총연장 2260m의 교량 건설 공사다. 광양만을 가로지르는 이 다리의 이름은 이순신대교. 공정의 핵심인 해발 272m의 주탑 공사가 오는 25일 완공함으로써 대교의 골격이 완성된다.

시공사인 대림산업 윤태섭 상무는 “노량해전의 의미를 담기 위해 이름뿐 아니라 다리 곳곳에 역사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순신대교의 주탑과 주탑 사이 거리(주경간장)는 1545m. 이는 이순신 장군의 탄신년(1545년)을 의미한다. 설계팀 김경택 차장은 “발주처인 전남도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교행할 수 있게 주경간장이 1100m 정도면 된다고 했지만 이순신 장군을 기리기 위해 445m나 늘렸다”며 “현수교 가운데 세계에서 네 번째로 길다”고 말했다.

이순신대교는 지역경제 활성화도 촉진한다. 광양·여수시는 이 다리가 완공되면 하루 평균 1만여 명의 관광객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숙박시설·이순신기념관 건설 등 관광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관광객 유입 등으로 인한 경제효과는 연간 4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남도는 내다보고 있다. 전남도 최태근 도로교통과장은 “여수산업단지에서 광양항까지 가는 시간이 승용차로 80분이나 걸렸으나 앞으로는 10분대로 줄어 연 수백억원의 운송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신대교 건설이 가지는 기술적 의미는 더 크다. 이 다리의 주탑은 해발 272m로, 콘크리트로 건설된 세계 현수교 주탑 가운데 가장 높고 국내 토목·건축물 가운데서도 최고 높이가 된다. 주탑은 다리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정교한 기술력이 요구된다. 특히 주탑의 수직성(곧게 서 있는 상태)을 확보하기 위해 대림산업은 레이저와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를 동원했다. 현수교로서는 처음으로 상판(다리 위 도로)에 바람길을 내 내풍 안전성도 높였다.

현수교의 핵심 공정인 케이블 설치도 대림산업이 직접 한다. 국내에 건설된 현수교 4곳은 모두 수백억원을 주고 케이블 설치 기계와 기술진을 일본에서 빌려 썼다. 이순신대교는 여수엑스포 개최 직전인 2012년 4월 개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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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황정일 기자
그래픽=박용석 기자


이순신 장군 태어난 해 1545년 … 주탑 간격도 1545m

남해에 또 하나의 명물이 등장한다. 2012년 4월 완공되는 이순신대교다. 이순신 장군이 태어난 1545년에 맞춰 주탑과 주탑 간의 거리를 1545m로 설계했다. 총 길이 2260m, 왕복 4차로인 이 다리는 ‘최고’와 ‘최초’ 수식어가 많이 따라다니게 됐다. 콘크리트로 만든 현수교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높다거나, 도로 중간에 바람 길을 내 거센 바닷바람을 피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은 국내 처음이다. 거북선 모양의 조각 등 이순신 장군과 연관된 작품이 다리 곳곳에 설치되고, 양쪽 주탑 꼭대기에는 국내 최초로 다리 전망대도 마련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데 10분이 걸리지만 여수·광양 전역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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