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서 벤처사업가로 변신한 한경희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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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여성공무원 출신이 벤처 사업가로 나섰다.

가정용 스팀청소기를 개발해 시판에 나선 한영전기(http://www.steamcleaner.co.kr) 한경희(36.사진)사장은 1996년 5급 공무원 특별채용고시에 합격해 교육 행정분야에서 3년 동안 일했다.

평범한 맞벌이 부부로 활동하던 그는 주부들이 실내청소를 가장 힘들어 한다는 점에 착안해 청소기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런 제품을 만들면 사업화도 가능하다고 믿고 3년 동안의 공무원 생활을 99년 접었다.

그는 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하자마자 스위스 로잔에 본부를 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특채될 정도로 영어.프랑스어에 능통하다.

또 미국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따 교육인적자원부 안에서도 유망한 여성공무원으로 꼽혔다.

韓사장은 "경영학 석사를 받은 후 미국 현지 도매유통업체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한 실무경험이 생활용품에 대한 안목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며 "스스로의 일을 해보고 싶어 청소기 개발에 몰두했다" 고 말했다.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 부품을 하나씩 만들어 일일이 붙여보면서 설계를 수없이 바꿨다.

국내 대형 가전업체들이 미국 등지에서 판매되는 카펫 스팀청소기를 본뜬 제품을 개발하려다 수년 전 이미 손을 뗀 상태였기 때문에 국내에는 자료가 전무했다.

그는 여러 연구소를 돌며 자문했고 3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지난해 말 시제품을 만들었다. 특허청에서 특허기술 인증도 받았다.

이 회사가 만든 스팀청소기(상품명 스티미)는 증기 가열.발산.걸레 부문을 하나로 묶은 게 특징이다. 미국 제품이 서로 분리돼 있어 청소하기에 불편하다고 판단해 일체형으로 만든 것이다.

韓사장은 "히터로 가열한 스팀이 걸레를 통과하면서 바닥을 닦아주고 스팀의 온도를 1백도로 유지해 거실.방.목욕탕의 바닥에 묻어 있는 곰팡이.진드기 균을 제거 할 수 있다" 고 설명했다.

02-725-0090.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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