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을 통해 비키니 차림의 메드베데바의 사진까지 받은 래머는 이국의 미녀와 결혼하는 낭만적인 환상에 젖어들었다.
10여통의 e-메일이 오간 뒤 이 여성은 "당신 없이는 살 수 없다"며 사랑을 고백했다. 온라인 사랑이 절정에 달하는 순간이었다. 이 여성은 휴가를 내 미국으로 찾아오겠다면서 부족한 여비 300달러(35만원)를 보태달라고 메일을 보냈다. 애인을 만날 기대감에 부풀어 래머는 이 액수를 바로 송금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마지막이었다.
미혼의 러시아 미녀를 가장해 미국.호주.뉴질랜드 등 국가의 미혼남으로부터 돈을 뜯어내는 신종 사기가 러시아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모스크바 주재 미 대사관 관계자는 "온라인 사기를 당한 미국 남성들로부터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메일로 사귄 여성들을 찾아달라는 호소 전화가 걸려온다"면서 "피해액이 1만달러에 달하는 경우도 적잖다"고 전했다.
정용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