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들, 산학협력으로 취업난 뚫기 특별반 꾸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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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대구시 복현동 삼성디지털프라자에서 이찬규(오른쪽) 삼성전자 지점장이 영진전문대학 학생들에게 상품 전시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영진전문대학 제공]

지난 18일 오전 10시 대구시 복현동 삼성디지털프라자 경대점. 냉장고·세탁기·TV 등 가전제품이 가득한 매장에서 강의가 한창이다. 강사는 삼성전자의 이찬규(46) 경북지점장이다. 그는 영진전문대학 학생 48명에게 상품의 관리와 진열방법 등 유통 실무에 대해 1시간 동안 강의했다. 천지현(22·디지털경영계열 2)씨는 “직원들의 아침 조회에서 제품관리·고객서비스 업무를 직접 보고 들으니 큰 도움이 된다”며 “열심히 공부해 반드시 삼성에 취직하겠다”고 말했다.

전문대학들이 취업난을 타개하기 위해 산학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기업이 요구하는 교과과정을 개설하거나 현장 업무능력을 키우기 위해 대학 자체에서 교육 프로그램도 만들고 있다. 기업체는 실무 능력을 갖춘 학생을 선발할 수 있고, 대학은 취업률을 높일 수 있어서다.

영진전문대학은 삼성전자㈜와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소매유통반’을 운영키로 산학협약을 체결했다. 디지털경영계열 2학년 학생 20명을 선발해 1년간 유통과 실습, 삼성전자 6시그마 등 6과목 18학점을 따게 하면 전원 채용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들은 졸업 후 삼성의 전자제품 유통전문회사인 리빙프라자㈜에서 일하게 된다. 강사는 이 지점장 등 삼성전자 경북지사 간부 8명이 맡고 있다. 대학 측은 디지털경영계열 2학년 300명 중 희망 학생 48명을 교육하고 있다.

전호기(38) 교수는 “강도 높은 실무교육을 받기 때문에 삼성에 가지 못하는 학생도 다른 대기업에 취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이공대학도 지난달 반도체 업체인 ㈜하이닉스반도체와 산학협약을 체결하고 학생 양성에 나섰다. 협약에 따라 이 대학 전자정보계열(3년제) 1학년 150명 중 40명을 선발해 ‘하이닉스 특별반’을 꾸렸다. 3년간 이 과정을 마친 학생들은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이상 전원 하이닉스에 취업한다. 계명문화대학은 지난 18일 대구 혜성병원과 산학협약을 맺었다. 협약 내용은 이 대학 보건행정과 학생들의 실습을 돕고 취업 때 우대한다는 것이다.

 대구보건대학은 ‘통합보건실습’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2∼3학년 가운데 희망자를 뽑아 한 학기(매주 6시간) 동안 가르친다. 간호·작업치료·물리치료·방사선·임상병리과 등 5개 과 학생들이 서로 다른 분야의 실습을 하는 과정이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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