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거북’ 마케팅 나선 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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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박성효 대전시장이 지난 1일 세이셸 공화국 대통령궁 뜰에서 알다브라 자이언트 거북을 관찰하고 있다. [대전시청 제공]

16일 오후 7시30분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카타르 항공 소속 여객기(QR820편) 한 대가 도착했다. 이 순간 공항에 대기중이던 대전동물원 이일범(54)동물관리팀장과 동물원 직원 5명이 화물터미널로 향했다. 이들은 공항 측으로부터 세이셸 공화국 알다브라 자이언트 거북이 한 쌍이 들어있는 케이지를 인수했다.

거북이 한 쌍은 각각 무게 500kg의 나무로 만든 사각형의 케이지에 실려왔다. 이 거북이는 인도양에 있는 섬나라인 세이셸 공화국의 제임스 앨릭스 미셸 대통령(66) 대통령이 대전시에 기증한 것이다. 박성효 대전시장은 1일 세이셸 공화국을 방문, 미셸대통령과 거북이 인수식을 가졌다.

이 거북이는 세이셸공화국 알다브라섬에만 서식하는 희귀종이다. 수컷은 95살로 등갑 길이 120㎝, 몸무게 120㎏이다. 또 83살의 암컷은 몸무게 85㎏(등갑길이 112㎝)이다.

거북이는 세이셸 공화국 마헤섬 국제공항을 출발해 15시간을 비행,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세이셸공화국에서 카타르 도하를 경유, 인천공항까지 이동거리만 8000마일(1만2800㎞)이나 됐다. 거북이 수송을 위해 비행기안에는 섭씨 25∼30도를 유지할 수 있는 온도조절장치를 설치했다.

또 거북이 관리를 위해 세이셸 공화국 수의사 피어리 보단씨도 동행했다. 피어리씨는 8일간 대전에 머물며 알다브라 거북이 사육법을 전수하고 돌아간다.

이팀장 일행은 인천공항에서 인수한 거북이를 1.5t 무진동 차량으로 대전까지 이송했다. 이 팀장은 “일반 차량으로 이송할 경우 스트레스로 인한 멀미를 앓을 것으로 예상돼 200여만원을 들여 무진동 차량을 빌렸다”고 말했다.

대전동물원측은 자이언트 거북을 위해 동물원 한쪽에 3000여만원을 들여 별도의 사육시설(길이 20m, 폭 7m)을 설치했다.

대전시는 18일까지 거북이 이름을 시민을 상대로 공모한다. 박시장은 “민간외교의 상징인 희귀 거북이를 대전 동물원의 대표 동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무병과 장수의 상징인 자이언트 거북이에 걸 맞는 이름은 대전 시민이면 누구든지 응모할 수 있다. 이름은 대전시(www.daejeon.go.kr), 대전도시공사(www.dcco.kr), 대전 오월드(www.oworld.kr) 사이트에 접수할 수 있다. 시는 18일 대전오월드 특별전시관에서 자이언트 거북 입식 축하와 기념식을 연다. 이날부터 거북이는 일반에 공개된다.

시는 국내 유일한 이들 거북이를 ‘2010대충청방문의 해’를 맞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이팀장은 “희귀 거북 도입으로 대전동물원 입장객 수를 지난해(105만명)보다 두 배 이상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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