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차기주자들 3김에 '러브 레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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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야의 차기 대선 주자들이 경쟁적으로 3金과 전직 대통령들에게 호의적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김대중(DJ)대통령, 자민련 김종필(JP)명예총재, 김영삼(YS).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대상이다. 차기 도전에 대한 지원을 기대해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1997년 대선 때 '세대교체' 를 내걸었던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은 "3金은 우리의 운명이었다" (17일, 국민정치연구회 강연)고 말했다.

"3金은 산업화.민주화의 고통스런 과정에서 역사를 일궈냈다" 며 "그들에게 이런 역사적 기회가 주어진 것이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 고 평가했다.

李위원은 최근 사석에서 " '윗사람을 배신한 이회창.이인제씨' 라는 YS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는 질문을 받자 함구했다.

민주당 김근태 위원은 "YS가 많은 국민을 걱정케 하고 있으나 그가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15일, 인터넷 사이트 '폴컴' 과의 인터뷰)고 말했다.

金위원은 특히 "경제가 어려운 것은 근본적으로 개발독재의 잔재를 극복하지 못한 탓인데 YS에게만 과도하게 책임추궁을 해왔다" 고 'YS 환란 책임론' 을 희석시켰다. 그는 JP를 "서울대 학생운동의 선배" 라고 했었다.

3金정치 청산론을 내세운 민주당의 노무현(盧武鉉)상임고문도 18일 "일부 정책 실패에도 불구하고 3金은 역사에 대단히 큰 족적을 남겼다" 며 "DJ도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일거에 동서 통합을 기대해선 안된다" 고 변호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올들어 공식 회의에서 '3金' 을 구체적으로 거명한 적이 없다. 한 측근은 "3金 포용론을 李총재에게 건의하는 중진들이 늘고 있다" 고 전했다. 지난 13일 YS의 상도동 자택을 찾아 박정희(朴正熙)전 대통령과 YS간의 '화해' 를 시도했던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부총재는 24일 盧전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을 찾는다.

"후원회(3월 29일)에 축전을 보내 준 답례차" 라는 설명. 곧 全전대통령과 최규하(崔圭夏)전 대통령도 방문할 예정이다.

강재섭(姜在涉)부총재는 19일 대구에서 全전대통령을 만난다. "5.18 특별법 제정 당시 姜부총재가 반대 서명을 주도한 데 대해 全전대통령이 고마움을 전할 예정" 이라고 한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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