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수석의 힘] "새장관 과외 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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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오전 9시30분 임동원 통일, 10시10분 김동신 국방, 11시 한승수 외교통상, 11시40분 이근식 행정자치부 장관. '

다음달 2일 김대중(金大中.DJ)대통령의 일정이다. 金대통령은 4월 2~4일 신임 장관 10명을 차례로 불러 '집무 인터뷰' 를 한다. 시간은 20분씩 할애된다. 장관으로서 첫 구술시험을 보는 자리다.

장관들이 공식회의에서 하기 어려운 의견도 개진할 수 있어 金대통령과 호흡을 빨리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청와대측은 기대한다.

DJ식 국정운영 철학과 부처별 중점 추진과제에 대해 요점 전달식 '족집게 과외' 가 있을 것이라는 예고도 있다. 특히 대통령과의 독대(獨對)는 장관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으로 청와대측은 설명한다.

그동안 여러 번 개각이 있었지만 처음으로 도입한 방식이다. 박지원(朴智元.얼굴)정책기획수석의 청와대 복귀 뒤 '첫 국정보좌 작품' 이다.

28일 朴수석은 기자들에게 "과거 문화관광부장관으로 있으면서 보니 몇몇 장관을 제외하고는 장관이 대통령을 개별 면담하기가 어려웠다" 면서 "金대통령과 신임 장관들이 개인적 교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고 말했다.

朴수석은 "정책기획수석은 하는 일이 너무 많더라" 며 업무영역이 다양함을 비췄다. 그러면서 "일상적인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겠다. 그 시간에 부처간 마찰이 있는 곳을 다니며 문제를 혁파해야지, 회의장에만 앉아 있어 일이 되느냐" 고 의욕을 보였다. 국정 '올라운드 플레이어' 로서 부처간 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여권 내 관측을 뒷받침해주는 대목이다.

그는 자신을 일부에서 '왕(王)수석' '실세 수석비서관' 이라고 부르는 데 대해 "성을 바꾸지 말라. 나는 朴가지 王씨가 아니다" 고 말했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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