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 영화] MBC '개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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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개벽 (MBC 밤12시20분)〓임권택 감독의 작품으로 동학의 2대 교주였던 해월 최시형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TV를 통한 '논어' 강의로 동양학 붐을 일으킨 도올 김용옥씨가 시나리오를 썼다.

당시 이 영화는 한국 영화사상 가장 오랜 기간 촬영하고 엑스트라를 1만명 이상 동원하는 등 갖가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군사정권에 의해 농민반란적 성격이 짙은 사건으로 인식됐던 갑오농민전쟁을 인본주의적 시각에서 재조명한 점이 특징이다.

1991년 대종상 최우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이덕화), 청룡상 감독상, 춘사영화제 남우주연상 등을 휩쓴 이 영화는 당시 한국 시대극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들었다.

1864년 대구 감영에서 동학의 1대 교주인 수운 최제우가 혹세무민한 죄로 처형당한다. 그 여파가 2대 교주 해월에게 미치자 그는 관의 추격을 피해 산속을 돌아다닌다.

해월과 그의 가족은 죽변의 한적한 바닷가에 은둔하지만 관의 탄압이 거세지자 가족은 뿔뿔이 흩어지고 최시형은 홀로 태백산 적조암으로 숨어든다. 세상은 온통 민란으로 어수선하고 삼정이 문란하여 백성들은 끼니를 거르기 일쑤인 마당에 부인과 네 딸은 관에 붙잡혀 조리돌림을 당한다.

연기에 한창 물이 올랐던 이덕화가 최시형 역을 맡았다. 그는 다음번 대종상에서도 '살어리랏다' 로 남우주연상을 받아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덕화 외에 이혜영.김명곤이 출연, 개성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극중 동학교도들이 부르는 '집단요' 가 인상적이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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