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사설학원 늘고 수강생 초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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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전 복수초등학교 6학년 백지은(13)양은 최근 집근처 영어학원에 등록했다. 이번 학기부터 완전히 영어로만 진행되는 영어 수업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다.

백양은 "학습지로 영어공부를 해왔으나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말하는 영어를 제대로 알아들을 수가 없어 학원에 등록했다" 며 "그나마 학원 수강생들이 밀려 등록 정원내에 간신히 들었다" 고 말했다.

올해부터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의 모든 영어수업이 영어로만 진행되면서 영어학원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또 학원 설립요건이 완화되면서 입시학원 수가 크게 늘었다. 바야흐로 사설학원 전성시대다.

대전시 서구 정림동 B영어학원의 경우 초등학생 수강생 수가 현재 1백50여명으로 지난해 이맘때보다 20%이상 늘었다. 이 학원은 이달초 이미 수강인원을 채웠으나 수강신청 문의전화는 요즘도 하루 10여건 이상씩 걸려온다.

대덕구 송촌동 K영어학원도 지난해 이맘때쯤에 비해 30%이상 많은 초등학생 수강생이 등록했다.

특히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몰려있는 송촌동 일대에는 올들어 초등학생 수강생을 유치하기위해 10여개 영어 학원이 줄이어 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후 감소세를 보였던 사설 입시학원 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말 현재 대전시내 입시학원은 2백56곳으로 전년 이맘 때 1백61곳에 비해 59%나 증가했다.

반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부기와 속기.속셈 등 경영 실무 학원은 전년 4백3곳에서 3백54곳으로 12% 줄었다.

대전시내 전체 학원 수는 1천8백20곳으로 전년 이맘 때 1천7백57곳에 비해 3.6% 증가했다.

입시학원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3월부터 학원설립시 시설허가기준 면적이 3백㎡에서 90(단과학원)~2백30㎡(입시종합)으로 완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교육보다 사교육에 의지하려는 학부모들이 느는 가운데 자녀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지나친 경쟁심리가 겹쳐 사설학원이 번성하고 있다" 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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