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구상 뭘까] 개각으로 '2여+a' 짜집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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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개각은 민심 수습용이 아니라 '2여(與)+α' 의 새로운 정국구도를 짜기 위한 것이다. "

여권 고위관계자는 11일 "이달 말 개각이 있을 것" 이라며 그 필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여권에선 지난해 말부터 개각설이 잇따랐다. 정부조직법 개정을 반영해 1.29 보각(補閣)을 단행했으나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와의 DJP공조 회복 뒤 '2여+α' 라는 새로운 정치상황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정권 출범 초기의 DJP합의에 따라 총리와 장관자리 중 일부를 자민련 몫으로 배려한다는 게 金대통령의 복안" 이라고 말했다.

특히 개각 필요성으로 거론되는 것은 국회의원 두명을 가진 민국당과의 정책연합이다. 그래야 여권은 국회 과반의석(1백37석)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다 국가미사일방위(NMD) 혼선을 빚은 외교안보팀의 재정비론이 겹쳐 개각설이 퍼지고 있다.

또다른 여권 관계자는 "金대통령은 부시 행정부의 대북자세가 클린턴 행정부와 다른 점을 실감했을 것이며, 당연히 우리 외교안보팀의 정비문제를 검토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노무현(盧武鉉)해양수산부장관을 교체 대상의 한 명으로 꼽는다. '기회주의자' (김중권 대표를 빗댄 발언)등 그의 발언이 장관 업무보다 차기 대선쪽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게 여권 일각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盧장관측은 "음해다. 장관직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 이라고 반박했다.

민국당 한승수(韓昇洙)의원은 김영삼(金泳三)정권 시절 경제부총리.주미대사를 지낸 경력 덕분인지 외교통상부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외교환경의 변화에 적응해 외교통상부를 끌어가는 데는 외부인사가 적절치 않다" 는 여권 내부의 지적이 있어 주춤한 상태다.

金대통령은 개각의 시기와 폭을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잦은 개각이 내각의 팀워크를 흔들 가능성이 있고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 이라고 청와대 참모진은 전했다. 이에 따라 개각 시기는 오는 15일부터 열리는 교육인적자원부 등 5개 부처의 업무보고가 끝난 다음이 유력하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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