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독자인 고교생이다. 우리 아버지는 개인택시를 몰고 있는데 하루에도 수십명의 승객을 목적지까지 태워주고 나면 녹초가 되시곤 한다.
며칠 전에는 60대쯤 돼 보이는 부부가 탔는데 운행 중에 좌회전이 안되는 도로가 나타났다고 한다. 그런데 다른 차들이 불법으로 좌회전하자 손님이 "그냥 좌회전을 해서 빨리 가자" 고 했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거절했더니 손님은 "다들 좌회전을 하는데 왜 당신만 하지 않느냐. 일부러 먼 길을 돌아가느냐" 며 욕설과 삿대질을 하더라는 것이다.
평소 아버지는 손님들에게 웃음으로 대하려고 노력하지만 이렇게 억지를 부리거나 운전기사를 무시하며 반말을 쓰는 경우가 많아 무척 언짢아 하신다.
심지어 내가 다니는 학교의 한 학생이 도로가 막혀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지각하게 되자 요금을 내지 않고 그대로 도망친 적도 있었다. 승객에게 친절을 베풀려고 노력하는 기사들도 있다는 사실과 그들의 힘든 점도 한번쯤 생각하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수정.인터넷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