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이판석씨 사재로 산골 미술관 개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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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화가 송정(松汀) 이판석(59 ·광주 조봉초등 교사)씨는 고향인 화순군 남면 다산마을에 ‘다산미술관’을 최근 완공했다. 다음달 8일 개관 예정이다.

대지 1천3백평에 4억여원을 들여 지상 2층 ·연건평 1백30평 크기로 지었고 1층에 40평의 전시실,2층엔 세미나실을 꾸며 놓았다.

李씨 자신의 작품만 전시하지 않고 다른 작가들도 그룹전을 갖거나 공연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또 마을 주민들이 회갑연이나 결혼식 등을 할 수 있는 ‘사랑방’도 갖췄다.

그가 열린 미술관을 꾸민 배경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李씨는 1997년 괌에서 추락한 KAL기에 탔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사람이다.안사돈 회갑연을 기념해 부인과 둘째 아들 내외 및 손자,사돈 내외가 함께 떠난 여행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은 그와 바깥사돈뿐.

李씨는 “함께 갔다가 영원히 헤어진 가족들의 넋을 기리며,죽음이 가져다 준 이별의 아픔을 잊기 위해 벽돌을 쌓았다”고 말했다.

미술관이 오지호 미술관 ·백민 미술관 ·서재필박사 기념관 등과 가까운 점을 살려 학생들을 위한 자연생태 학습장도 마련할 계획이다.

李씨의 큰아들 창호(대불대 디자인과 교수)씨와 셋째 아들 정남(강진 성화대 디자인학과 교수)씨도 예술계에 몸담고 있다.

김상선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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