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내 대학가 '알뜰바람' 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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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올해 대학에 입학한 김현근(20 ·전북대 경영학부)군은 가스레인지 등 자취생활에 필요한 생활도구 대부분을 지난달 졸업한 고교 선배에게서 물려 받았다.이때문에 이들 물품 구입비 70여만원을 절약할 수 있었다.

그는 “등록금 인상 등으로 가뜩이나 허리가 휘는 부모의 부담을 덜어 줬다”고 말했다.

새학기를 맞은 대학가에 ‘알뜰바람’이 불고 있다.

전북대 ·원광대 ·전주대 등 전북도 내 대학가에는 책 ·생활도구 ·자전거 등을 물려주거나 교환하는 벼룩시장 등이 열려 인기를 얻고 있다.

전북대 학생회관 앞에서 열리는 반짝 벼룩시장은 생활도구 ·교과서 등을 교환하려는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필요한 책이나 물품을 물물교환하자는 글이 하루 50여건씩 올라온다.

원광대의 각 단과대 건물에 마련된 게시판은 책·중고 가전제품 등을 구하거나 내놓는 대자보로 빼곡하다.

원광대 이명곤(23 ·경제학과3)씨는 “전공 등 책 다섯권을 필요없는 책과 바꿔 책값 20여만원을 절약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알뜰바람으로 대학가 주변 서점·중고물품 판매점 등은 매출이 크게 줄어 전주 F중고품판매점 주인 박모(47)씨는 “TV ·책상 등을 구입하는 학생들이 하루 평균 30명이 넘었으나 올해는 절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총학생회에서 학원과 할인계약을 맺어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도 한다.

전북대 총학생회는 전주시내 컴퓨터 ·외국어 ·자동차학원 또는 스포츠센터 등 10여곳과 할인 계약을 맺어 학생들의 학원비를 10%∼20% 깎아 주도록 했다.

전주 우석대도 자동차 ·외국어학원 5곳과 계약해 학원비를 15% 깍았다.

원광대 김명희 교무처장은 “중 ·고교생들의 교복 ·책 등을 물려는 알뜰바람이 최근 대학가에도 확산돼 학생들의 건전한 소비문화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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