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자극적 장면 방송 자제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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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엽기' 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 말을 참 싫어한다. 왠지 징그럽고 무서운 것 같아서다. 요즘은 그 단어가 사회를 그야말로 더 '엽기' 로 만들어가는 것 같아 씁쓸하다.

특히 자녀를 두고 있는 엄마로서 최근 한 어린이가 친동생을 도끼로 살해한 이른바 '엽기적 사건' 은 그냥 지나쳐지지가 않는다. 더욱이 TV가 살해도구로 쓰였던 그 도끼의 모습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것을 보니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청소년들의 모방범죄가 극성을 부리는 요즘 또 다른 범죄의 도구가 TV를 통해 알려지는 것은 아닌지 무섭기까지 하다.

그동안 음란사이트나 자살사이트, 엽기사이트 등의 인터넷 유해 사이트에 대한 문제가 줄기차게 제기됐지만 뭐 하나 제대로 해결된 것이 없다. 정보통신부는 불량 사이트에 대해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 없는지만 논하지 말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TV 등 각종 언론매체도 자극적인 장면의 방송을 자제하고 '엽기' 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으면 한다.

소연옥.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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