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이산상봉] 스튜어디스 납북자 상봉 애매모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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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3차 남북 이산가족 교환방문을 계기로 납북자.국군포로에 대한 정부의 해결책이 탄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2차 이산가족 방문 때 납북어부 강희근씨 모자 상봉이 이뤄진 데 이어 이번에 납북 대한항공기 스튜어디스 성경희씨의 모녀 상봉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 "조심스럽게 물꼬를 트겠다" 〓납북자 가족 상봉이 잇따라 이뤄졌음에도 공식적인 정부 입장은 조심스럽다. 아직까진 북측의 의도를 "이렇다 저렇다 말할 입장이 아니다" 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내심 납북자.국군포로 문제에 대해 헤어진 이유와 동기여하를 불문하고 '포괄적 이산가족' 범주에서 접근하겠다는 정부의 해결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주목하는 대목은 이 사안에 대한 북측의 입장 변화다.

통일부 당국자는 "한적이 지난해 6월 1차 적십자회담 때 북측에 비공식적으로 납북자.국군포로 가족상봉을 언급하자 북측은 자리를 박차고 나갔으나 그 후에는 반응이 누그러졌다" 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 '북측 현실적 접근방법 택했나' 〓 '납북자와 국군포로는 북한에 없다' 게 북측의 일관된 입장이다. 하지만 북측이 잇따라 납북자 가족들을 상봉케 한 것은 '원칙은 준수' 하면서도 '인도주의적 명분' 과 남측 요구를 채워줄 수 있는 현실적인 접근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측은 이들을 '의거 월북' 이나 '투항' 으로 처리, 명분은 유지하면서도 남측 요구를 일정부분 들어주는 방식으로 처리해나가려는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게다가 북측은 이번 방문단 최종명단에서는 제외했지만 6.25전쟁 중 국군 전사자로 처리됐던 이기탁.손윤모씨를 후보자 명단에 포함해 납북자.국군포로 문제가 급류를 타는 게 아니냐는 '장밋빛 전망' 이 나오기도 했다.

◇ "근본적 해결책을 세워달라" 〓이같은 정부 방침에 대해 납북자 가족들은 아직까지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우선 납북자의 생사를 확인한 뒤 '송환' 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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