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유혹 유사금융 기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제도권 금융기관의 예금 금리가 낮아진 가운데 고금리를 미끼로 투자자를 유혹하는 사이비 금융회사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주로 40~50대 주부나 명예퇴직자를 노리는 이들의 수법은 벤처 투자를 가장하거나 금융그룹화를 내세우는 것이다. 최근 전국을 대상으로 대형화.지능화하면서 피해가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6일 나라포털스 등 사이비 금융회사 11개사를 적발,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이는 지난달 5곳, 지난해 한달 평균 6곳을 적발한 것에 비해 두배 가량으로 늘어난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나라포털스는 지난해 1월 한길인베스트밸류란 간판으로 불법영업을 하다 적발돼 대표가 구속됐다.

하지만 그 뒤에도 여섯차례에 걸쳐 이름을 바꿔가며 전국에 12곳의 지점을 두고 상습적으로 불법행위를 일삼아왔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정부가 인가한 금융기관이며 중소기업청에도 등록됐다' 고 허위광고를 낸 뒤 벤처기업에 1백만원 이상을 투자하면 연 81%의 확정배당금을 준다며 투자자를 유인했다.

나라포털스는 지난해 10월 IMI컨설팅이란 상호로 불법영업을 하다 관련자 5명이 구속된 것을 비롯, 지금까지 27명이 구속됐으며 지난달 이 회사 때문에 피해를 본 투자자만 1천5백여명에 피해금액이 1천3백억원에 이른다.

금감원은 특히 최근에는 상품.여행권 판매나 벤처투자를 가장하는 등 합법적인 회사로 위장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조성목 비제도금융팀장은 "저금리 상황이 이어지자 돈 굴릴 곳을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정식 금융기관이 아닌 줄 알면서도 고금리 유혹에 넘어가고 있다" 며 "월 5% 지급, 벤처기업 투자, 원금 1백% 보장 등의 선전 문구에 현혹돼선 안된다" 고 말했다.

이정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