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올림픽 유치 총력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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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중국 베이징(北京)이 초비상이다.

2008년 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위해 베이징에 도착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준비상황 평가단이 21일 나흘간의 현장실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중국은 2008년 올림픽을 통해 세계 도약을 선언한다는 계획이어서 무슨 수를 써서든 올림픽을 유치하려고 안간힘이다.

◇ 자세 낮춘 베이징〓17명의 평가단이 도착하기 일주일 전 인민해방군 1만6천명이 베이징 시내를 샅샅이 청소했다. 부랑아.매춘부 등은 모두 도시에서 쫓겨났다. 평가단 숙소인 베이징호텔(北京飯店)은 먼지 하나 없을 정도로 깔끔하게 단장했다.

평가단 본진이 도착한 지난 20일에는 올림픽유치위원장 류치(劉淇) 베이징 시장이 새벽에 공항으로 직접 영접을 나갔다.

베이징 외교부는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가 그동안 미뤄오던 국제인권협약 가입 비준을 조만간 하게 될 것이라는 소문을 흘리고 있다.

심지어 파룬궁(法輪功)에 대한 탄압도 평가단 방문과 함께 거의 중단됐다. 전향자는 직장과 학교 등에 복귀시키겠다는 유화책도 나왔다.

◇ 대만의 지지 확보〓베이징 올림픽준비위측은 최근 "베이징 올림픽이 확정되면 성화봉송 루트에 대만을 포함시킬 것" 이라고 밝혔다.

대만에 일부 경기를 분산 유치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만 행정원 체육위원회 정즈푸(鄭志富)부주임은 "만일 중국이 대만을 동등한 상대로 인정한다면 이를 반대하지 않는다" 는 입장을 밝혔다.

집권 민진당 차이퉁룽(蔡同榮)입법위원은 "대만은 전력으로 베이징 올림픽을 지지해야 한다" 고 말했다.

◇ 국제여론 변수〓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베이징이 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면 서방은 앞으로 8년간 중국에 '올가미' 를 씌우는 셈" 이라고 전망했다.

즉 베이징 올림픽으로 ▶중국의 개혁.개방 유지▶대만 공격 억제▶서방과의 협력 강화라는 세가지 '올림픽 효과' 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인 버브륀겐 실사단장은 베이징 신공항에서 "현장평가는 순전히 시설과 기술문제에 맞출 것이며 인권문제는 평가대상이 아니다" 고 밝혀 중국을 안심시켰다.

최종 결정은 오는 7월 13일 모스크바에서 IOC 위원들의 직접 투표로 이뤄진다.

홍콩=진세근 특파원,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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