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조선일보와 세금 흥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민주당 이해찬(李海瓚)최고위원은 21일 "1994년 언론사 세무조사 직후 김영삼(金泳三.YS)전 대통령이 2백억원에 가까운 탈루세액이 포착된 조선일보측에 '세금을 깎아주겠다' 고 제의한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李위원의 발언은 지난 9일 YS의 도쿄(東京)발언에 대한 것이다. 당시 YS는 한국 언론사 특파원들에게 "언론사 세무조사를 한 결과 일부 언론사에는 상당한 세금을 추징했어야 했다. 조사 결과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하면 안될 것 같아 얼마만 추징하라고 딱 잘라 지시했다" 고 말했었다.

◇ "흥정 거절했다" =李위원은 "조선일보사 방일영(方一榮)고문의 둘째 아들(방용훈.코리아나호텔 사장)이 내 친구인데 그에게서 들은 얘기" 라며 이같이 기자들에게 털어놨다. 그러나 李위원은 "김영삼 정권이 세금으로 흥정을 시작하자 방우영(方又榮)회장이 화를 내면서 '다 내라' 고 지시해 한푼도 깎지 않고 모두 냈다고 하더라" 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당시 조선일보 상층부에서는 YS에 대해 'YS가 우리에게 이럴 수 있느냐' 고 분개했다고 한다" 고 李위원은 전했다.

李위원은 당시 세무조사 자료 폐기 논란에 대해서도 "국세청이 문서를 보관하지 않았다면 정부의 위법행위이기 때문에 국정조사감" 이라고 주장했다. 또 "YS는 당시 국정의 최고책임자였지만 퇴임 후 원체 자기 마음대로 말을 해 누가 진지하게 듣겠느냐" 고 비난했다.

◇ "그런 얘기 한 적 없다" =국세청은 조선일보가 당시 실제로 얼마의 탈루세액을 냈는지 "확인해줄 수 없다" 고 말했다. 이해찬 위원이 거론한 방용훈 사장은 "李위원과는 용산중 동기동창이지만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 고 부인했다. 조선일보측은 "2백억원을 냈다는 부분은 사실이 아니다" 고 해명했다.

이양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