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유창혁-야마다 기미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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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白쪽으로 드리우는 패배의 그림자

제7보(112-144)=劉9단은 아쉬운듯 입맛을 다시고 있다. 반복하는 얘기지만 우변 돌파의 마지막 장면에서 행마가 빗나갔다. 실전의 백△ 석점은 '참고도'의 백△처럼 될 수 있었던 것을 그만 놓치고 만 것이다.

劉9단은 116부터 좌상을 조여붙이고 124부터 상변 흑집도 최대한 줄인다. 134-140까지 하변에서도 미뤄두었던 선수를 행사한다.

-백의 추격이 눈부시군요.

"그래도 부족합니다.중앙 때문이지요.여기가 엷어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읍니다."(홍태선8단)

141의 시점에서 집을 세어보자.

▶흑집=상변 6집, 우변 29.5집, 좌하 11집, 좌상 3.5집. 합계 50집.

▶백집=좌변 7집, 상변 12집, 우상 6집, 하변 9집, 덤 6집반. 합계 40집반.

중앙 백집을 빼고 9집반이 부족하다.중앙에서 몇집인가 나겠지만 모양이 너무 엷어 5집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劉9단은 계가에 몰두하다가 문득 고개를 젖곤한다. 패국임을 인정하는 제스쳐가 슬슬 나오고 있는 것이다.

142,144의 수비는 부득이하다.괴로운 후수지만 흑A등의 수가 있어 더이상 손뺄 수 없다.

만약 중앙이 '참고도'처럼 막혀있다면 승부는 어찌될까. 백1로 막으면 한눈에 봐도 10집은 더 나게 될 것이다.승부가 어디서 갈라졌는지 확연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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