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가닥잡힌 IMT 동기식 컨소시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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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실타래처럼 얽혀 있던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동기식 컨소시엄의 윤곽이 드러났다.

정보통신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기식 컨소시엄은 국내지분 60%, 해외지분 40%로 방향이 잡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동기식 참여업체들은 이번주 중 동기식 추진위원회를 발족할 예정'이어서 국내외 업체간 컨소시엄 구성작업이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 주요 국내외 업체 움직임〓정통부의 가장 큰 관심은 대기업(지분 20%)과 외국업체(40%)의 참여 여부다.

비동기식에서 탈락했던 LG그룹은 LG전자가 장비제조업체의 입장에서 일정 지분을 참여할 예정이다. LG IMT-2000사업추진단의 이정식 상무는 "컨소시엄이 구성된다면 LG전자가 통신장비 제조업체로서 소액주주로 참여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가장 유력시되던 포항제철은 유상부 회장이 불참을 공식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관망세를 지키고 있지만 LG전자와의 관계를 고려할 때 장비업체로서 참여가 유력시된다는 분석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포철.삼성 등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30대그룹에서 참여업체를 찾을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해외업체들은 현재 이동전화사업자로는 미국 버라이존.스프린트PCS, 일본 KDDI, 중국 차이나텔레콤이 지분 혹은 기술협력으로 참여할 것이 유력하다.

칩 제조업체인 퀄컴은 이미 "기술제휴는 물론 동기식 컨소시엄이 요구하는 만큼의 지분참여가 가능하다" 고 밝혔다.

또 콘텐츠 업체로는 영국의 EMI, 단말기 제조업체로는 미국 사이언레인.프렉스트로닉스가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또 자본을 끌어올 펀드로는 W L 로스와 채리티 파트너 등이 거론되고 있다.

◇ 남은 쟁점〓동기식 사업의 수익성 문제가 막판 걸림돌로 등장했다. 정통부는 지난달 22일 IMT-2000용 휴대폰에는 동기(2세대).비동기식(3세대) 이동전화간 상호 로밍이 가능한 듀얼 칩을 장착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 이후 SK텔레콤.한국통신 등 2개 비동기사업자는 듀얼 칩 개발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 등을 내세우며 비동기식 서비스 상용화 시기를 늦추고 기존 동기식사업을 계속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이에 대해 신윤식 하나로통신 사장은 "당초 IMT-2000사업은 비동기 사업자가 2002년 5월부터 상용화한다는 전제하에 이루어졌다" 며 "비동기사업자가 기존의 동기식사업까지 계속한다면 IMT-2000서비스는 동기 대 비동기의 경쟁이 아닌 동기 대 동기의 경쟁구도가 된다 "고 말했다.

신사장은 "이런 구도에서는 사업을 해서 수익을 내기 힘들다" 며 "1조1천5백억원에 달하는 출연금을 삭감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통부는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사업자 신청 20여일을 남기고 마지막 쟁점이 되고 있다.

◇ 정부 왜 동기식 집착하나〓동기식이 국내 IT산업 발전이나 수출에 모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이동전화 서비스는 다 동기식이다. 그러다 보니 서비스 운용기술이나 장비 및 부품제조기술이 뛰어나다.

따라서 동기식을 해야 이 기술들을 계속 활용할 수 있고 수출에도 유리하다는 것이 정통부의 설명이다.

하지윤 기자

◇ IMT-2000 동기식.비동기식〓동기식이든 비동기식이든 휴대폰으로 화상전화와 초고속 인터넷을 할 수 있다.

다만 동기식은 인공위성을 통해 전 세계를 하나의 통신망으로 만들어 통화하는 데 비해 비동기식은 지상의 기지국과 기지국을 연결해 통화한다.

휴대폰으로 음성 등 신호를 보낼 때는 받는 곳과 신호 주기가 일치해야(동기화) 음질이 깨끗하다.

동기식은 위성을 이용해 지상에 있는 모든 기지국의 신호 주기를 항상 똑같이 만든다.

비동기식은 평소에는 기지국마다 신호 주기가 다르지만 통화할 때처럼 필요할 경우에만 일치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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