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완상 부총리 "교육부 접시 깨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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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완상 신임 교육부총리는 29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현재 한국 교육은 창발력(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있는 학생을 높이 평가하는 체제가 아니다" 며 "이런 능력이 있는 학생을 길러내는 게 인적자원 개발의 요체" 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앞서 열린 취임식에서는 교육부 직원들에게 "과감하게 현실에 도전, '접시를 깨는' 부하가 돼라" 고 요구하며 "어제로 교육부는 끝났다. 수준을 높여라" 고 주문했다.

빙모상 중 임명 통보를 받은 韓부총리는 기자들에게 거침 없는 언변으로 부총리 역할과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얘기했다.

- 부총리 승격에 따라 교육부가 교육인적자원부로 바뀌게 됐는데 인적자원 개발이란 무엇을 말하나.

"인력의 공익적 활용과 배치가 핵심이다. 인재들을 나라의 번영.인류 복지에 어떻게 쓸지 고민하는 것이다."

- 한국 교육의 문제점은.

"(상지대)총장 재직시절부터 항상 아쉬웠던 것은 수능 시험 점수는 떨어지더라도 뉴턴처럼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기존의 것을 재성찰해 새로운 것을 만들려는 호기심 있는 학생들이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창발력, 열린 사고, 투명성, 사회적 약자 배려 등 기본 가치를 갖춘 인간을 길러내야 한다. 서울대 출신자가 사회적 약자에 대해 아픔을 더 많이 느끼고 있느냐. 나 혼자 열심히 잘 외우고 수능 시험 잘 봐 좋은 대학에 간 학생들이 그 아픔을 이해하겠는가. 사람다운 사람을 키워야 한다. "

- 잦은 장관 교체로 교육 개혁의 연속성이 중요한 시점인데.

"교육 개혁은 1~2년 안에 조급하게 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교사.학부모.학생 중 교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선생님들이 사기와 사명감을 잃게 되면 교육은 끝난다."

강홍준 기자

<한완상 부총리 프로필>

①추진력.리더십이 강하고 세부 업무까지 일일이 챙길 정도로 깐깐한 스타일.

②대인관계가 원만하지만 다소 직설적인 언변이 장점이자 단점이란 지적.

③충남 당진 출신으로 1955년 경북고, 60년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80년 '김대중 내란 음모사건' 에 연루돼 투옥된 경험도 있다.

93년 김영삼 정부 초대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한국방송통신대 총장.상지대 총장을 역임했으며 공식 직함이 10여개에 달할 정도. 모태신앙인으로 YWCA 연합회 이사인 부인 김형(金馨.57)씨와 3녀.

<범례>

1. 업무스타일

2. 평판

3. 경력 및 가족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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