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라식수술비 현금내면 할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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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의 한 안과병원에서 조카가 라식수술(근시교정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비용을 카드로 결제하려 하자 병원측은 "현금으로 내면 수술비를 깎아주겠다" 고 했다. 처음엔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했으나 그 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내 친구의 설명을 듣고 그 이유를 알았다.

친구는 "카드 결제로 소득이 드러나는 걸 좋아하지 않는 병원측의 권유로 수술 환자 열명 중 아홉명이 현금을 내고 할인받는다" 고 귀띔해줬다.

가령 큰 안과의 경우 하루 열명에게 라식수술을 하면 하루 3천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리게 되는데 국세청 신고액은 이보다 상당히 적다는 게 친구의 말이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안과 전체적으로 엄청난 소득이 은닉되는 셈이다. 친구는 또 "상당수 안과병원은 보험수입만으로는 경영이 어려워 라식수술을 하기 위해 수억원짜리 값비싼 의료장비를 들여온다" 고도 했다.

그는 이어 "의료기기 판매업자가 수입해 공급하는 레이저를 발생시키는 가스 등의 유통 과정을 철저히 확인하면 안과의 라식수술로 인한 소득을 포착할 수 있다" 고 말했다.

하지만 로비로 인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병원마다 수술비가 들쭉날쭉한 것은 병원을 소개하는 안경점에 수고비를 주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친구의 얘기를 들으니 기가 막혔다. 당국은 이런 얘기들이 사실인지 철저히 확인해 소득 탈루의 여지를 없애야 한다.

그리고 라식수술비가 적정수준인지 검토해 필요하다면 조정해야 한다.

권민주.경기도 고양시 주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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