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공동개최부터 D-500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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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1996년 5월 31일 오후 4시(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회는 2002년 월드컵을 사상 최초로 한국과 일본에서 공동 개최키로 결정했다.

그로부터 4년7개월이 흘러 16일 월드컵 시계가 D-500을 가리키기까지 월드컵 준비과정은 숨가쁘게 진행됐다.

96년 11월 7일 FIFA 집행위원회는 한국에서 개막식과 3~4위전을 열고 결승전은 일본에서 치르기로 결정했다.

대회 공식 명칭은 '2002 WorldCup Korea/Japan' 으로 확정됐다. 한국은 명분을, 일본은 실리를 취한 타협이 이뤄졌다.

97년 연말에는 국내 10개 개최도시가 확정됐다. 10개 개최도시 모두 경기장을 신축하며 부산.대구.인천을 제외한 7개 도시는 축구 전용구장을 짓기로 했다. 98년 1월에는 월드컵 주경기장이 될 서울 경기장을 상암동에 신축키로 결정했다.

99년 12월 1일 월드컵 마스코트인 '아트모' 가 공개됐다. 아트모는 지금까지 주요 국제대회 마스코트가 주로 동.식물이나 사람을 형상화한 것과 달리 상상의 세계에 존재하는 일종의 만화 캐릭터 3종으로 구성됐다.

이에 대해 "신선하다" "징그럽고 친근감이 없다" 는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 같은달 7일에는 도쿄에서 지역 예선 조추첨 행사가 있었다.

월드컵 사상 가장 많은 1백98개국이 출전을 신청한 가운데 유럽 축구의 앙숙인 독일과 잉글랜드가 같은 조에 속하는 등 국가별로 희비가 교차했다.

2000년은 한국 월드컵조직위원회에 시련의 한 해였다. 연초부터 경질설이 나돌던 박세직 위원장이 정치권과의 힘겨루기 끝에 8월 8일 사퇴했고, 진통 끝에 10월 10일 이연택.정몽준 공동위원장 체제가 들어섰다.

또 11월 국정감사 도중 월드컵조직위 영문 홈페이지 내용의 문제점이 드러나 사무총장과 홍보실장이 경질되는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10개 경기장은 차근차근 공사를 진행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2000년 9월 서울 상암경기장 상량식이 있었으며 연말에는 울산.대구.수원 경기장에 잔디가 깔려 오는 5월 개장을 위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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