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공기업들에 판공비 사용 내역 공개를 요청한 직후 이들 업체에 후원금을 지원해 달라며 손을 벌린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경실련은 지난해 10월 초 13개 주요 공기업에 판공비 사용 내역 공개를 요구했고, 후원의 밤 행사를 앞둔 11월 20일에는 이중 주택공사.석유공사 등 5곳에 후원금 요청 공문을 보냈다.
경실련은 이 공문에서 "창립 기념식 및 후원의 밤 행사에 재정지원을 해달라" 며 금액은 "1천만원 이하" 로 명시했다.
그러나 공문을 받은 5개 공기업 중 3곳은 2백만~5백만원을 경실련에 보냈으나 나머지 2곳은 후원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원금은 해당 기관의 판공비 내역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커 경실련이 판공비 공개를 요청한 것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실련측은 "공문을 보냈던 기업들은 1997년부터 경실련을 후원해 왔던 기업으로 판공비 공개 요청과 후원금 요청은 전혀 무관하다" 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지난해 후원행사에서 모두 1억원을 모금했으며 이중 공기업이 낸 액수는 모두 1천2백만원(12%)이다. 나머지는 개인(1백28명)이 43%, 사기업(10개)이 45%씩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민단체 내부에서는 "기업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후원을 요청하는 것은 있을 수 있지만 공문을 보낸 것은 사실상 기업에 심리적 부담을 줄 수 있는, 부적절한 행동" 이라고 지적했다.
성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