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내수 부진' 가장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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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물건을 열심히 만들어도 잘 안 팔린다' . 내수 부진이 국내 기업의 가장 큰 걱정거리로 자리잡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달 초순 전국 1천9백93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내년 1분기 경영 애로 요인을 조사한 결과 26.9%가 내수 부진을 꼽았다.

그 다음으로 원자재값 상승(15.7%).판매가 하락(12.1%).자금 부족(11.5%).수출 부진(10.8%).인력 부족(6.1%).환율 변동(4.5%)의 순이었다.

이로써 지난 3분기 이후 계속 내수 부진이 국내 제조업체가 가장 걱정하는 경영애로 사항으로 지적됐다. 1, 2분기에는 국제 유가 등 원자재값 상승이 최대 애로 요인이었다.

박형서 대한상의 경영조사팀장은 "경기 둔화.금융 불안.증시 침체 등 불투명한 경제 상황으로 기업은 투자를, 소비자는 소비 지출을 삼가고 있기 때문" 이라며 "기업들이 내년 매출 목표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 말했다.

산업용 도시가스를 판매하는 한 중견 기업의 경우 고유가 기조와 청정연료의 수요 증대로 최근 연평균 매출 증가율이 20%선이었는데 내년 예상 매출을 5% 정도만 늘려잡았다.

내수 부진에 대한 걱정은 대기업.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컸으며, 목재.나무제품(38.5%).자동차(31.7%).기계(29.3%)업종의 정도가 심했다. 석유 정제와 펄프.종이, 화학제품 업종은 상대적으로 원자재값 상승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경제 불안 심리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로 내수 진작책(25.4%), 구조조정의 조속한 완료(24%) 등을 기대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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