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신년사에 쇄신방향 담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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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다듬고 있는 국정 쇄신의 카드는 여권의 진용 개편과 경제 회복이다.

이들 카드가 우선 겨냥하는 것은 거칠어진 민심의 수습이다. 여권 관계자는 25일 "▶당직 개편과 그 다음 개각으로 국정 관리의 이미지를 바꾸고▶구조조정의 완료와 이를 통한 경제 개혁의 탄력성을 확보하는 것이 초점" 이라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내년 초 신년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국정 쇄신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집권 후반기 국정의 우선순위는 민생과 경제 회복이며, '집중력과 신속성' 있는 정책 추진으로 이를 이뤄낼 것" 이라며 "집중과 신속성은 金대통령이 최근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정책 일관성을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 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측은 여기에다 자민련과의 관계 재설정으로 정국의 안정성을 높이고, 공직 기강을 확립해 국정 관리에 긴장도를 높일 방침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같은 국정 기조를 끌고 가기 위해선 개각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청와대 참모는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놔도 그대로 집행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드물다" 고 심각성을 지적했다. 추가 공적자금 투입, 6개 은행 감자(減資)등 정부의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체감경기와 동떨어지게 거시지표를 내세운 낙관론은 결국 연말에 와 "내년 상반기는 고통이 심할 것" 이란 金대통령의 지적으로 뒤집어졌다. 때문에 내각과 청와대 개편의 초점은 경제팀에 맞춰질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1월 초 진념(陳稔)재정경제부장관-이기호(李起浩)청와대 경제수석이 참석하는 4대 개혁 추진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金대통령은 그동안의 개혁 실적을 점검하고, 경제팀에 대한 재평가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재평가 과정에서 장관들에 대한 성적표가 매겨질 것이며, 경제팀의 운명은 일단 거기에 달려있다는 게 청와대측의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시장의 신뢰 회복을 경제 회복의 관건으로 보고 있는 金대통령은 경제팀을 대폭 바꾸게 될 가능성이 크다" 고 전망했다.

개각이 있으면 새로 등장할 경제팀은 '지식 경제팀' 이 될 것이라고 다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일단 내년 2월까지 4대(금융.기업.공공.노사)개혁이 마무리되면 '상시 개혁' 을 추진할 수 있는 틀이 마련된다는 것이다. 경제 분야를 내각이 책임지고 이끌어가기 위한 '경제 총리론' 도 나오고 있다.

그같은 기조 위에서 金대통령이 구상하는 미래 한국 경제는 정보(IT).생물(BT)산업을 육성해 지식경제 강국을 만드는 것이다. "민주당 정책위의장에 초선이지만 정보통신부장관을 지낸 남궁석(南宮晳)의원을 전격 발탁한 것도 그의 전문성을 높이 산 것" 이라고 이 관계자는 지적했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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