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광복로 전문 음식점들 속속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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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부산 광복로에 '탈 패션' 바람이 불고있다.

최근 음식점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수십년 동안 지켜온 패션거리의 전통이 무너지고 있다. IMF이후 장사가 안돼 문을 닫는 옷가게에는 다른 메이커의 의류가게가 개업했으나 지난 가을부터 '먹고 마시는' 가게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서너 달 만에 개업한 음식점이 20여 곳에 이른다. 업종도 다양하다.

광복로 입구에는 돼지고기를 포도주에 절여 구워주는 '통마루' 가 들어섰으며 맞은편에는 가수 정훈희씨가 경양식집 '꽃밭에서' 를 냈다.

정훈희씨는 "광복로는 부산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전통의 거리" 라며 "이곳에 오는 사람들에게 맛과 음악을 전해주고 싶다" 고 말했다.

옛 미화당 주위에는 '아르노피자' '피자헛' '이재모피자' 등 피자집이 3곳이 생겼다. 서민들이 즐겨찾는 손칼국수 전문점 '큰그릇' 도 등장했다.

'올리브 스파게티' '쟐라피노 스파게티' '마음으로 미소를 전할 때' 등 스파게티 전문 음식점도 잇따라 개업했다. 초대형 빵집 '파리바게뜨' 가 '비앤씨' 맞은편에 들어서 두 빵집이 한판승부를 벌이고 있다.

'비앤씨' 는 부산에서 가장 알아주는 큰 빵집. '배스킨라빈스' 'KFC' '던킨 도넛' 등 유명 패스트푸드 점도 곳곳에 들어섰다.

중구청 이협우(李協雨.58)지역경제과장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광복로 요지에 음식점이 생기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며 "지난 가을부터 장사가 잘 안돼 문을 닫거나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의류가게 자리에 음식점.패스트푸드 점이 하나둘씩 들어서기 시작했다" 고 말했다.

李과장은 "옛날 같지는 않지만 아직도 광복로에는 사람들이 많이 찾기 때문에 깔끔한 전문 음식점들이 광복로의 명성을 이어가는데 한몫 하게 될 것" 이라고 덧붙였다.

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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