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야마다 기미오-루이나이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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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초읽기 몰린 黑 당황… 사태 점차 심각

제7보 (151~172)=백△에 패를 쓸 때 151로 불청하는 것은 예정코스. 두 사람 다 끝까지 수를 볼 수는 없고 감각에 의존해 벼랑 끝 같은 험로를 헤쳐나가고 있다.

검토실에선 "백이 안되는 싸움" 이라고 단정하면서도 "다 끝난 바둑인데 芮9단은 뭐하러 이런 일을 벌이는지 모르겠다" 며 거듭 걱정한다. 실수가 두려운 것이다.

芮9단도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게 타고난 기질인 것을 어쩌란 말인가.

153 연결하고자 할 때 154의 건너붙임이 필사적인 절단수. 155엔 156으로 키워 죽여 162까지 끊을 수 있다.

좌상 백이 다 죽었으니 백은 이 흑대마를 잡지 못하면 무조건 진다. 그러나 163 막으면 백은 바빠진다. 흑A로 사는 수를 164의 임기응변으로 막고자 할 때 165가 뼈아픈 실착이었다. 수읽기가 전문인 芮9단이지만 마지막 1분 초읽기에 적지 않게 당황하고 있다.

'참고도' 흑1에 그냥 막고 백2 지킬 때 3, 5의 수순으로 백은 괴멸이었다. 검토실에서 서능욱9단은 이 5의 절묘한 맥점을 두어 놓고 "이 정도는 쉽게 볼 것이다. 끝났다" 고 선언한다.

흑9 때 백이 끊었다가는 촉촉수. 그래서 10으로 물러서면 수부족. 한데 芮9단은 초읽기가 급하게 쫓아오자 165를 선수해버린 것이다. 이제는 백도 수가 크게 늘었고 뭔가 심각해졌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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