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인터넷과외 인기 상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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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다른 것은 다 줄여도 애들 교육비만은 그럴 수 없다."

자녀들의 교육비로 가장의 허리가 휘는 게 우리나라 현실이다.

뜨거운 교육열은 60년대 이후 고도성장의 원동력으로 꼽히기도 하고 반면 "교육 때문에 이민간다"는 풍조를 낳기도 했다.

근래 불황 속에서 다른 부분의 소비를 줄이는 과정에서도 교육비 축소는 가장 나중에 나타났고 경기가 호전되자 가장 먼저 교육비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사교육비 부담은 엄청나다. 한국교육개발원 조사결과 우리나라 총 교육비는 연 60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48%인 29조 여원이 과외와 학원 등 사교육비에 들어간다.

남들에게 뒤지지 않게 가르치고 싶지만 비싼 사교육비의 부담에서 벗어나고 싶은게 일반 가장들의 한결같은 마음이다.

이같은 바램 속에서 최근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효과적인 학습지와 인터넷과외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 학습지=저렴한 가격에 지도교사가 정기적으로 교재를 들고 방문求?학습관리방식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학습지 구독은 근래 연간 10~20% 정도의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현재 전국의 학습지 회원은 6백만 정도로 추산되며 시장규모는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 전국회원 600만명

현재 학습지 시장은 '눈높이' 회원 2백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대교와 재능.구몬.웅진 등 이른바 빅4를 포함해 2백여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특히 유아와 초등학생들을 타깃으로 하는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90년대 후반부터 성장하기 시작한 유아교육시장은 기존 학습지 회사들 뿐만 아니라 유아전문출판사들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과목도 한글.영어와 같은 언어영역뿐 아니라 논리력.탐구력.감성 등의 영역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대입 수험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습지도 수능을 위주로 30여개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학습지의 비용은 단일 과목 학습지의 경우 과목당 월 회비가 대체로 2만~3만원으로 고액 과외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싸기 때문에 보편적인 과외학습방법으로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 과목당 월 2만~3만원

또 학습지는 교사가 1주일에 한번 정도 개별방문해 현장지도를 하는 경우에는 학습동기 유발 등 일 대 일 수업의 효과가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이같은 대면수업으로 학령에 관계없이 학력수준에 따라 높낮이를 자유롭게 조절하고 학부모가 참관할 수 있는 삼위일체 교육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방문지도교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최근 2~3년 전부터는 방문지도방식을 채택하는 학습지 업체가 대거 가세, 학습지 시장의 성장세가 가속화되고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과외금지 위헌 판결이 나오면서 기존 학습지는 학원과도 경쟁을 벌여야 하고 사이버학습의 급팽창으로 크게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방문교사와 대면수업이라는 특성을 지닌 학습지는 다른 어떤 교육수단보다 높은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학입시와 관련한 교육개혁이 창의력.사고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고액 과외 등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개인.능력별 평가학습이 가능한 학습지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인터넷 과외=인터넷을 통해 온라인으로 각종 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사이버 교육이 붐을 이루고 있다.

사이버교육의 가장 큰 장점은 사용료가 거의 무료이거나 유료인 경우도 월 1만~2만원을 넘지 않는 저렴한 수준이라는 점.

또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자신에게 맞는 사이트를 찾아 공부할 수 있는 점이 어필하고 있다.

*** 사이버교육 붐 이뤄

컴퓨터를 클릭하기만 하면 되는 접근의 용이성은 '교실 없는 교육' 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교육용으로 사용되는 사이트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중 국내에서 실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주는 사이트는 2백여개 정도를 꼽을 수 있다.

고입.대입 수험용 사이트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영어 등 외국어, 유아교육.전문교육.평생교육 등 각종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이중 학원.학습지업체 등 기존 오프라인 업체들의 참여가 두드러진 분야는 중고생 수험용 인터넷 교육사이트다.

유명 입시학원들은 오프라인에서 이미 양과 질이 검증된 컨텐츠에다 수학능력시험.논술.면접 등 수험 과정별 노하우를 인터넷으로 제공해 인기를 얻고 있다.

기존 학습지 업체도 대부분 학습지라는 오프라인의 내용을 활용한 온라인 학습지도를 동시에 벌이고 있다.

온라인이 오프라인의 보조수단으로서 활용되고 있지만 점차 온라인의 비중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수험용 사이트 호평

성인들에게도 높은 호응을 얻고 있는 영어 등 외국어 분야는 특히 갖가지 첨단 기술이 이용되는 사례가 많아 관심을 모은다. 매일 학습 분량을 e메일로 전송해주는 서비스부터 음성, 화상 채팅을 통해 외국인과 대화를 주고 받으며 회화를 익히는 서비스까지 다양하다.

유아용 사이트도 가정에서 부모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로 활용되고 있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각종 자격증 취득을 위한 전문교육과 고급 컴퓨터 운용능력을 키워주는 정보교육 사이트는 비교적 고가의 수강료를 받고 있지만 이용이 편리해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부터 급증하고있는 인터넷 교육사이트는 처음에는 성인대상의 정보통신, 컴퓨터, 외국어, 자격증 취득 등의 분야가 활기를 띠었다. 그러다 점차 중고생과 초등학생 대상의 교육으로 사업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교육시장은 2003년까지 연평균 10.9%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이버교육 시장규모는 올해 6천5백억~7천억원, 2003년에는 1조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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