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해외 경쟁업체로 기술 유출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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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공정에 관련된 핵심 기술이 장비업체를 통해 하이닉스반도체로 유출됐다는 수사 결과가 나오자 반도체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삼성전자는 3일 검찰의 수사 결과에 대해 “수출 주력산업인 반도체의 핵심 기술이 해외 장비업체를 통해 유출됐고 해외 반도체 업체로 기술이 넘어갔을 가능성이 있어 국가적 손실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하이닉스는 삼성전자의 기술 일부가 넘어왔다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삼성의 기술을 쓰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이닉스 측은 문제가 된 구리공정을 이용해 지난해 2월부터 44나노 낸드플래시 생산을 시작했는데, 장비업체인 AMK로부터 삼성전자의 구리공정 기술을 얻은 시점은 이보다 늦은 5월이라는 것이다.

구리공정은 반도체 생산원가와 관련된 핵심 기술이다. 50나노 공정 이전까지는 티타늄이나 알루미늄 등을 써서 웨이퍼에 회로를 그렸는데, 회로폭이 점점 촘촘해지면서 이런 금속으로는 저항을 최소화할 수 없었다. 이 같은 이유로 회로 위에 미세하게 뿌리는 대안 금속으로 저항이 낮은 구리를 쓰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2∼3년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2008년 4월 50나노급 이하에서 구리공정으로 반도체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처럼 일정한 웨이퍼 위에서 얼마나 많은 칩을 만들어내느냐가 경쟁력이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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