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카지노 패가망신'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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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개장한 지 1주일이 된 강원랜드 카지노가 연일 만원을 이루며 과열양상을 빚고 있는 가운데 '장기 체류자' 들이 늘고 거액을 잃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고객들에 관한 사항은 철저히 비밀에 부치는 카지노의 속성 상 확인되지는 않고 있지만 카지노 안팎에서는 하룻밤 사이 수백만~수천만원을 잃은 사람들에 관한 말이 무성하다.

카지노 사우나에는 카지노가 쉬는 오전 6~8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1백여명에 이른다. 사우나 관계자는 "이들은 대부분 3~4일씩 머무르는 사람들" 이라며 "이들 중에는 몇백만원씩 땄다고 자랑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제주에서 왔다는 어떤 사람은 5일 동안 8천만원을 잃었다고 하더라" 고 했다.

정선군 남면의 모 여관 주인은 "투숙했던 한 부부가 1천2백만원을 모두 잃어 차비도 없다며 돈을 빌려 달라고 한 일도 있다" 고 말했다.

정선군 내 전당포에는 돈을 잃은 사람들이 몰고온 차를 맡기고 돈을 빌리는 사례도 있으며, 서울 워커힐 주변에서 활동하던 고리대금업자팀(일명'꽁지')들이 출현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거액을 잃는 경우는 대부분 베팅액이 큰 바카라와 블랙잭 게임 참가자들. 이들 게임룸의 환전창구에는 1백만~1천만원 수표를 칩으로 바꾸는 사람들이 쉽게 눈에 띈다.

외지인뿐 아니라 인근지역 주민들이 거액을 잃는 경우도 있다. 태백시의 Y씨는 1천만원을 땄다가 다음날 두시간만에 8백만원을 잃었다.

카지노의 한 간부는 "흔히 큰 돈을 따는 경우만 일반에 알려지지만 그만큼 돈을 잃는 경우가 더 많다" 고 말했다.

정선〓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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