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전문가 진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5면

최근 부동산 시장의 침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주택시장의 문제보다는 경제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발생한 결과로 보고 있다.

국제유가 불안.구조조정.주가폭락 등 거시경제가 크게 불안한 상태에서 수요자들이 시장 진입을 꺼리고 있다는 것.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 전망 조사결과에서도 8월보다 16.4포인트나 떨어진 80.0을 기록해 외환위기였던 1999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차 구조조정을 앞두고 일자리가 불안해지자 부동산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부동산침체 분위기가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박사는 "집값 내림세는 경기위축과 부동산 투자행태변화 등 시장 안팎의 요인이 합쳐진 결과" 라며 "경제 전반에 걸쳐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않는 한 부동산가격이 오르기는 힘들 것" 이라고 진단했다.

국토연구원 김정호 부원장은 "소비가 위축되면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일자리가 불안해져 부동산 침체는 자연스런 수순밟기가 될 것" 이라고 내다봤다.

7만여 가구에 이르는 미분양 아파트와 연말까지 집중돼 있는 입주물량도 계속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박사는 "쌓여 있는 재고물량을 감안한다면 예전과 같은 수요 유발은 기대할 수 없다" 고 말했다.

그러나 10월 들어 시장이 침체에 접어든 것은 계절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박사는 "지금은 이사철이 끝나 값이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 며 "경기가 호전되면 수도권에 있는 소형아파트는 수급 불균형의 파급효과로 가격이 오를 소지는 충분히 안고 있다" 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주택 구매심리는 위축된 반면 전세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며 "12월부터는 서울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반짝 상승세를 보일 것" 이라고 전망했다.

서미숙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