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노벨평화상 시민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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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13일 오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결정이 알려지자 전국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각 방송사가 노르웨이 현지의 수상자 발표를 생중계하자 TV앞에서 초조하게 결과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오후 6시 한국 최초의 노벨상 수상에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이날 밤 전국의 각계각층 인사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대다수 국민들은 남북화해와 세계평화에 힘써온 金대통령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며 '배달민족의 경사' 라고 높이 평가했다.

또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각 인터넷 사이트의 게시판도 시민들이 올린 축하 메시지로 뒤덮였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통일위원장 김상근(金祥根)목사는 "金대통령의 고난의 역경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가슴 벅찬 감격을 느낀다.

우리 민족도 인류에 공헌하는 민족의 대열에 들게된 것" 이라고 기뻐했다.

경실련 이석연(李石淵)사무총장은 "국가 차원의 큰 경사" 라며 "독선에 빠지지 말고 더 큰 정치를 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고 당부했다.

이윤선(李潤善)71동지회장은 "김구(金九)선생 이후로 국민의 존경을 받는 지도자가 없었는데 이번 수상을 계기로 金대통령이 근.현대사에 우러러볼 만한 지도자가 됐으면 좋겠다" 고 주문했다.

부산 신라대 정홍섭(鄭弘燮)교수는 "햇볕정책의 결실이라고 본다" 며 "이번 수상은 국민의 힘을 집결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청소년보호위원회 자문위원 권장희(權長喜)씨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도 큰 자랑거리가 될 것" 이라고 축하했다.

이문영(李文永)함석헌 선생 기념사업회 이사장은 "패싸움에 익숙한 한국사회에 동서 화합과 남북 공존이라는 공로를 남긴 덕분" 이라고 말했다.

조선대 양형일(梁亨一)총장은 "경제.사회 문제들로 불안한 국민들의 가슴에 진정한 평화가 아직 오지않은 만큼 남은 임기 중 한층 더 분발하길 기대한다" 고 덧붙였다.

윤기원(尹琪源)민변 사무총장은 "金대통령은 평화를 위한 노력의 완결편이 아니라 더 열심히 하라는 국제사회의 격려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사단법인 탈북자동지회 김태범(金泰梵)씨는 "남북관계 개선과정에서 탈북자와 북한 동포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많은 일을 해주었으면 한다" 고 밝혔다.

◇ 축하 이벤트=13일 저녁 서울 등 곳곳에서 노벨상 수상을 축하하는 이벤트들이 열렸다.

서울 남산 교육과학연구원 앞에서는 한화그룹 주관으로 화려한 축하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수상 발표 직후인 오후 6시20분 금빛 폭포 모양의 '골든 워터펄' 등 1천여발의 폭죽이 15분여간 남산 위로 솟아 오르자 시민들은 환호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M칵테일바 등에서는 수상 소식이 발표되자 모든 손님에게 맥주를 공짜로 제공했다. 호텔롯데는 13~15일에 걸쳐 식음료업장에서 20~50% 할인 판매를 실시한다.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는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를 위해 비워논 액자에 金대통령의 사진이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과 나란히 걸렸다. 金대통령의 저서 50여종을 모아 '노벨상 수상 기념 도서 전시회' 도 열렸다.

서울 워커힐 호텔은 한식당 '온달' 에서 金대통령 방북시 제공됐던 북한 음식들을 모은 '반갑습니다' 음식 축제를 벌였고, 르네상스 서울 호텔은 로비에서 대형 케이크를 잘라 내방객들에게 나누어주는 등 다양한 축하 행사가 열렸다.

사회부.전국부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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