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샘] 뮤지션들 MP3 통해 음반사에 '도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4면

인터넷에서 무료로 주고 받는 음악파일 MP3는 저작권 침해의 원흉인가 아니면 아티스트들에게 더 큰 자유를 제공하는 해방의 도구인가.

최근 세계적인 몇몇 뮤지션들이 MP3를 무기로 음반사에 '반란' 을 일으키고 있어 화제이다.

록밴드 오프스프링과 스매싱펌킨스는 자신의 신곡을 MP3형식으로 소개했다. 이들의 주장은 MP3가 팬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더 없이 훌륭한 기술이라는 것.

스매싱펌킨스는 지난 앨범과 함께 새음반 '머시나Ⅱ : 프렌즈 앤드 에너미즈 오브 모던 뮤직'에 담긴 곡들을 인터넷에 올렸다.

수록곡들은 MP3형식으로 그들의 팬페이지와 냅스터 등에 공개됐으며, 미국의 라디오 방송국은 인터넷에 오른 곡을 받아 방송을 내보냈다.

스매싱펌킨스를 이끌고 있는 빌리 코건은 자신의 소속사인 버진이 자신들을 제대로 후원해주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오프스프링 역시 최근 앨범 '컨스피러시 오브 원' 을 자신들을 아끼는 팬들에게 보답한다며 인터넷에 선보였다.

오프스프링의 리드 싱어인 덱스터 홀랜드는 "우리를 착취하는 음반사보다 지지해주는 팬들에게 다가갈 것" 이라고 말했다.

이들에 앞서 커트니 러브와 퍼블릭 에너미 역시 온라인에 음악을 올려 '디지털 다운로드' 를 통해 모든 사람이 음악을 감상하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이같은 현상은 디지털 네트워크의 위력을 새삼 일깨워준다.

'인터넷' 이라는 혁신적인 테크놀로지가 이미 전통적인 방식의 창작과 유통의 틀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어떠한 디지털 보안이나 법정 소송도 인터넷 상의 콘텐츠 도난을 막지 못할 것이다. 음반사나 출반사는 소비자가 원하는 내용을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스스로 창조해내야 한다."

미국 인터넷분석 업체인 포리스터 리서치의 이런 결론에서 예상할 수 있듯, 음악유통 시스템은 현재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 놓여 있다.

이은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