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그룹 들국화 9월 2~3일 재기 콘서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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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1998년 6월, 해체 11년만에 화려하게 컴백했던 록그룹 들국화가 올들어 처음으로 단독 콘서트 무대를 연다.

다음달 2, 3일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야외 무대에서 열리는 '안녕하세요 들국화' . 전인권(보컬.기타)최성원(베이스.건반)주찬권(드럼), 사랑과 평화의 기타리스트 최이철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그룹 들국화는 감격스런 라이브 무대를 이어가다 지난해 5월 전인권의 구속.수감으로 다시 1년 가량 팬들과 멀어졌다. 그래서 이번이 진정한 재기 무대가 되기를 바라는 팬들이 많다.

후배가수들도 그런 뜻에서 지금 들국화의 음악적 업적을 기리는 헌정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의 성원에 보답이라도 하듯 들국화 역시 4집 앨범을, 전인권은 단독으로 리메이크 앨범을 준비 중이다.

들국화는 80년대 록의 기수였다.

'전설적 밴드였다' 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행진' '그것만이 내 세상'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세계로 가는 기차' , 그리고 '축하합니다' …. 서정성과 힘을 동시에 갖춘 실험적인 사운드, 가슴 한가운데 응어리를 팍팍 찍어내듯 뱉던 전인권의 보컬은 파격적이었다.

사랑 타령 일색에서 벗어나 젊은이들의 좌절과 희망 등 다양한 감성을 표출해낸 노랫말도 당시로서는 '이단' 이었다.

80년대 중반 6백여회의 소극장 라이브 공연을 통해 방송 위주로 가수를 '만들어내는' 가요계의 기존 시스템을 뒤흔들어 놓은 것도 이들의 업적으로 꼽힌다.

들국화는 83년 10월 그룹을 결성했다가 4년만인 87년 해체했다.

그러다 97년 11월 멤버 허성욱의 죽음을 접하면서 멤버들은 다시 의기투합했다. 98년 재기 공연은 성공적이었지만 그것을 음악적으로 완성하지는 못했다. 리드싱어 전인권씨가 히로뽕 복용으로 수감된 것이 결정적인 걸림돌이 됐다. 최근 전씨가 복역을 끝내면서 이들은 다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안타까운 사건으로 지난해 팬들과 다시 멀어진 시간이 아깝기만 하다" 면서 "한국에서도 40~60대가 되어서도 음악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다" 고 다짐했다.

또 후배들이 헌정앨범을 선사한다는 소식에 대해 "가요계에서 가장 존경하는 김민기.조동진 선배에게 헌정앨범을 우리가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후배들로부터 헌정앨범을 먼저 받게돼 조금은 쑥스럽다" 고 밝혔다.

한편 헌정앨범은 가요평론가 강헌씨가 기획했으며 김장훈.이적.윤도현.이승환 등과 크라잉 넛.크래쉬.델리 스파이스 등의 언더그라운드 그룹들이 대거 참여했다.

영화배우 한석규.최민식.강수연이 들국화의 대표곡인 '축복합니다' 를 함께 부르기로 했다.

02-525-6929.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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