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적십자회담 안팎]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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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7일 오후 3시 금강산호텔(온정리) 2층에서 열린 남북 적십자회담은 이산가족의 8.15 교환방문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박기륜(朴基崙.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수석대표와 북측 최승철(중앙위 상무위원)단장은 "실질적 진전을 이뤄 겨레와 이산가족들에게 기쁨을 주자" 고 다짐했다.

◇ 화기애애한 분위기〓첫회담 시작에 앞서 북측 崔단장은 "먼길, 뱃길을 돌아오느라 수고많았다" 고 인사했고 朴수석대표는 "날씨가 좋아 괜찮았다. 파도가 높지 않았다" 고 답례.

북측 崔단장은 "적십자는 85년 예술단과 고향방문단 교환을 빼놓고는 한 일이 없는 것 같더라" 면서 "이번에 쌍방 수뇌가 합의한 공동선언은 실질적으로 민족의 대경사이며 역사의 이정표" 라고 운을 뗐다.

崔단장은 "이산가족 방문, 비전향 장기수 송환문제 타결 등 윗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뜻을 받들어 겨레와 민족에 기쁨을 줄 수 있도록 합심해 잘 하리라 기대한다" 고 말했다.

朴수석대표도 "좋은 열매를 맺을 수있기를 바란다" 며 "그동안 적십자회담을 1백여 차례 했지만 서로 방문한 것은 85년 한 차례밖에 없어 아쉽다. 이번에 실질적 진전을 이뤄 이산가족들에게 기쁨을 주자" 고 응답.

◇ 회담장 주변〓북측은 지난 3년간 사용하지 않던 금강산호텔을 회담장으로 결정하면서 24일 문을 열고 내부정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오근 호텔지배인은 "현대그룹이 임대계약을 추진 중이어서 전혀 사용하지 않다가 이번에 문을 열었다. 보름 정도만 여유가 있어도 제대로 준비했을 것" 이라고 아쉬움을 표시. 하지만 북측은 회담장인 담화실 벽지를 새로 바르고 방향제를 뿌려 분위기를 정돈하는 등 세심히 준비를 한 흔적이 역력했다.

호텔 5층과 7층에 마련된 대표단의 숙소도 금강산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배치됐으며, 방 내부도 정갈하게 정돈돼 있었다.

현대 금강호편으로 금강산길에 올랐던 남측대표단 일행 15명은 오전 9시50분쯤 호텔에 도착, 입구에 대기하고 있던 북측 대표단의 환영을 받았다.

북측은 벤츠승용차 2대, 18인승 버스1대를 장전항 부두에 배치해 남측대표단을 맞았다.

崔단장은 朴수석대표를 2층 회담장으로 안내하면서 "준비를 잘못했습니다" 라고 겸손하게 인사.

◇ 조선일보 기자 입북(入北)거부〓남측공동취재단의 일원인 조선일보 김인구 기자는 북측의 입북 거부로 금강호에서 내리지 못했다.

북측은 26일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남측대표단 명단을 전달받은 직후부터 조선일보 기자의 입북에 난색을 표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朴수석대표와 崔단장은 회담 50분 전인 오후 2시10분쯤 긴급 단독접촉을 갖고 이 문제 해결을 논의했으나 원만한 타결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98년 11월 금강산관광선 첫출항 때도 북측은 金기자에 대해서 입항을 불허했다.

지난번 평양 정상회담 때도 북측은 조선일보 기자의 취재를 거절해, 우리 정부가 여러 채널을 동원해 이를 풀었다.

금강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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