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없는 성장’ 굳어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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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최근 5년간 국내 기업들의 매출은 계속 증가했지만 고용은 오히려 줄면서 ‘고용 없는 성장’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상장사협의회가 2005년부터 2009년 3분기까지 매출액과 직원 수의 비교가 가능한 유가증권 상장사 546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업체의 매출은 매년 증가세를 보였지만 고용은 해마다 조금씩 감소했다.

조사 대상 상장사들의 연도별 매출액은 2005년 이후 매년 6~18% 증가했다. 올해도 3분기 말까지 누적 매출액은 592조7587억원을 기록, 연간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늘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올해 3분기 말 현재 조사 대상 기업의 직원 수는 모두 83만1731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0.2% 줄었으며 5년 전보다는 2%가량 줄었다.

기업별로는 546개 조사 대상 기업의 3분의 2 정도인 318곳이 고용자 수가 5년 전과 같거나 줄었다. 대우전자부품은 5년 전 직원 수가 506명이었지만 올해 3분기 말 현재 101명으로 80% 감소했다. 삼익악기는 같은 기간 174명에서 89명으로 반 토막 났다. 대기업도 마찬가지로 삼성SDI는 9819명에서 6265명으로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대기업의 생산성 증가와 해외 현지공장 증설 등으로 인해 매출 신장이 고용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원은 “제조업체의 생산성이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에도 고용 효과가 수반되지 못하고 있고 고용 기여가 크지 않은 정보기술(IT) 업종의 비중이 높다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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