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후 첫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2일 각계 인사들은 회담이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교류를 활성화하는 초석이 되길 간절히 소망했다.
하지만 한꺼번에 모든 것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므로 성급한 기대감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 시민.사회단체〓주부 김효선(48)씨는 "인도주의에 초점을 맞춘 회담이 되길 바란다. 특히 이산가족들이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고 희망했다.
회사원 김경호(35)씨는 "두 정상이 서로 만난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 며 "아울러 남북 긴장 분위기가 조성돼 정치안정과 주가상승으로 이어졌으면 한다" 고 말했다.
참여연대 박원순(45)사무처장은 "2002년 월드컵 남북 단일팀 구성과 이산가족 문제 해결방안 등에 대한 폭넓은 합의가 이뤄지길 바란다" 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기대한다" 고 밝혔다.
경실련 통일협회 차승열(31)부장도 "이산가족.장기수 송환문제 등 분단이 빚어낸 비극을 남북이 주체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길 기원한다" 고 말했다.
◇ 학계〓고려대 배종대(법학)교수는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오명을 벗어던질 수 있는 전기가 될 수 있을 것" 이라며 "김대중 대통령의 북한 방문은 1970년대 서독의 브란트 총리가 동독을 방문했던 것과 비견할 만한 의미가 있다" 고 평가했다.
서강대 손호철(정치외교학)교수는 첫 만남의 의미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앞으로 우리 내부의 결속을 다지고 이를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교류 확대를 추진해야 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이경남 전 동화연구소장은 "한번에 모든 일이 풀릴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된다" 며 "회담이 끝난 뒤 주변 강대국의 움직임까지 분석해 가며 차분하게 풀어가야 결실을 볼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 기업인〓비트컴퓨터 조현정(43)대표는 "개방의 빗장이 풀리면 벤처기업들의 활동이 왕성한 우리로서는 지식.기술 제공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적 교류를 이룰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터보테크 장흥순(40)대표는 "북한은 과학분야, 특히 생명공학이 발달돼 있어 우리 벤처기업들과 결합한다면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 이라며 "우리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북한에서 빛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고 밝혔다.
◇ 성공기원 행사〓남제주군 성산읍 청년회는 13일 한반도 동쪽 끝인 독도에서 민족통일의 염원을 담은 넙치 치어 1만1천여마리를 바다에 방류할 예정이다.
독도연대회의(대표 김봉우)는 13일 태어나는 아이들을 상대로 추첨을 해 '독도를 남과 북이 지켜내고 우리 후손에게 길이 물려준다' 는 뜻에서 e-메일 주소를 증정할 계획이다.
이북5도민 경북도연합회 회원 1백여명은 12일 오전 10시 구미시민복지회관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8백만 이산가족 재회 등을 기원했으며, 새마을운동 목포시지회 소속 회원.시민도 회담 성공 기원 자전거타기 행사를 가졌다.
사회부.전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