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모비스, 남의 안방서 내리 11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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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모비스 함지훈(왼쪽)이 골 밑에서 삼성 이승준의 수비를 피해 슛을 시도하고 있다. 함지훈은 이승준과의 대결에서 완승을 거두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김민규 기자]

모비스가 16일 열린 2009~2010 프로농구 잠실 경기에서 삼성을 84-70으로 물리쳤다. 역대 프로농구 최다 신기록인 원정경기 11연승을 달린 모비스는 18승7패로 단독 선두를 지켰다. 3연승 행진이 끝난 삼성은 13승11패로 5위에서 6위로 떨어졌다.

양팀은 천적관계다. 그동안 모비스는 유독 삼성만 만나면 작아졌다. 2005~2006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4전 전패로 무너졌고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도 1승 뒤 3연패를 당했다. 이번 시즌에도 모비스는 삼성에 두 번 모두 졌다. 지난 시즌 포함 5연패 중이었다.

이날 경기장에 들어선 모비스 선수들은 잔뜩 독이 올라 있었다. 함지훈은 “매번 삼성의 노련한 플레이에 말려 마지막에 승리를 빼앗겼다. 오늘은 준비를 많이 했다. 자신 있다”고 말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도 “이상민·강혁 등이 결정적인 순간에 경험으로 우리 선수들을 흔들었다. 하지만 우리도 이제 충분히 경험이 쌓였다”며 은근히 자신감을 내비쳤다.

천적 관계 탈출의 선봉에는 함지훈이 섰다. 함지훈은 유연한 발놀림으로 이승준을 골밑에서 농락했다. 이승준은 높이와 스피드를 겸했지만 바람을 타는 듯한 함지훈의 부드러운 움직임에는 속수무책이었다. 1쿼터에 함지훈이 12점을 올린 덕분에 모비스는 26-19로 앞섰다.

삼성은 2쿼터 초반 이승준과 이상민의 골밑슛에 이어 레더의 덩크슛으로 연속 6점을 올리며 단번에 29-30까지 추격했다. 이후부터는 시소게임이었다. 전반전은 45-43, 모비스의 근소한 우위로 끝났다. 삼성은 2쿼터까지만 무려 11개(모비스는 2개)의 실책을 범하면서 역전 기회를 스스로 놓쳤다.

2쿼터에 잠시 쉬었던 함지훈은 3쿼터 들어 다시 칼을 뽑았다. 이번엔 패스까지 동원됐다. 함지훈은 3쿼터 4분35초를 남기고 덩크로 연결된 어시스트를 던스톤에게 배달했다. 1분22초를 남기고 함지훈은 이승준을 상대로 득점을 성공시킨 뒤 반칙을 얻어냈다. 함지훈이 추가 자유투를 성공시키며 점수는 64-55로 벌어졌다.

경기 내내 골밑을 점령한 함지훈은 시즌 최다인 29점을 넣고 5리바운드·6어시스트를 곁들였다. 유재학 감독은 “선수들에게 ‘연승 대신 자존심을 생각하자. 삼성에 계속 지는 팀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하자’고 주문한 것이 효과를 봤다”며 흐뭇해했다.

안양에서는 원정팀 동부가 홈팀 KT&G에 79-70으로 승리했다. 16승9패가 된 동부는 KCC와 공동 3위로 올라섰다.

김종력 기자, 사진=김민규 기자

◆전적(16일)

▶잠실

모비스(18승7패) 84-70 삼성(13승11패) 

▶안양 

동부(16승9패) 79-70 KT&G(8승16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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