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에 외면받는 콜라텍…64% 폐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서울에서 지난해 우후죽순 처럼 생겨났던 '콜라텍' 이 올들어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일부 업주가 청소년들에게 술.담배를 팔아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던 콜라텍이 업종 출현 1년여만에 사양길로 접어든 것이다.

콜라와 디스코텍의 합성어인 콜라텍은 중.고생들이 방과후 콜라를 마시며 춤추는 공간. 1998년말부터 하나둘씩 생겨나 지난해 12월말에는 78곳에 달했으나 지난 4월말 28곳으로 불과 4개월만에 64%나 줄었다.

그러나 폐업신고만 하지 않았을 뿐 1곳 정도만 실제 영업중이고 나머지는 '개점휴업' 상태.

노원구 상계동에서 콜라텍을 운영해온 朴모(53)씨는 "한창때 상계동에만 6곳이 영업했으나 지금은 한곳뿐" 이라며 "찾는 학생도 하루 1천명에서 1백명으로 줄어 곧 업종을 바꿀 계획" 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급속한 퇴조에 대해 업주들은 "매일 똑같은 음악을 단조로운 무대위에서 같은 DJ가 들려주다보니 급변하는 청소년들의 취향을 충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 으로 지적한다.

신촌에서 만난 K고 1년 李모(17)군은 "콜라텍이 싫증이 나서 요즘은 친구들과 성인 나이트 클럽에 놀러간다" 고 말했다.

최근 청소년들이 춤을 출 수 있는 노래방과 PC방이 늘어난 것도 콜라텍 사양화의 원인. 실제로 서대문구 홍제동, 동작구 사당동, 송파구 신천동 등지에는 'DDR이 완비된 노래방' 이 생겨나고 있다.

정상문(鄭相文)서울시 체육청소년과장은 "콜라텍이 사라진다는 것은 청소년들이 쉴 공간 하나가 사라진다는 의미" 라며 "건전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고 밝혔다.

장세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