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제자리? 알고 보니 구직 포기 늘어난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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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일할 의사와 능력은 있지만 경기가 나빠져 일자리 찾기를 포기하는 사람이 계속 늘고 있다. 취업자 수도 줄고 있다. 8월 실업률은 전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내용을 따져보면 더욱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8월 실업률은 3.5%로 7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 지난해 8월보다는 0.2%포인트 상승했다.

8월 취업자 수는 7월에 비해 36만8000명이나 줄면서 올 들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경기 침체에도 그동안 취업자 수는 매월 늘어오다 7월과 8월 두 달 연속 감소세가 이어진 것이다.

취업자 수가 줄었는데도 실업률이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 것은 아예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하는 구직단념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8월의 구직단념자 수는 11만1000명으로 나타나 지난달에 처음으로 10만명을 돌파한 뒤 한 달 만에 11만명 고지에 올라섰다. 구직단념자는 올 5월에만도 8만명 대였으나 6월 9만명, 7월 10만9000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실업자의 비율을 말하는데 이때 학생이나 주부, 구직단념자 등은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지 않는다. 구직단념자가 늘어나면 그만큼 실업률은 떨어지게 된다. 일자리가 많이 줄어든 분야는 건설업으로 지난달 7만9000명, 이달 4만8000명 등 두 달 만에 12만7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도소매.음식숙박업에서도 여름 휴가 막바지 시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3만5000개가 줄었다.

8월 30~40대 실업자가 1만9000명이나 늘어난 것도 건설분야의 일자리 감소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15~29세의 청년실업률은 7.3%로 지난달보다 0.3%포인트 줄었다. 하지만 20~29세의 실업률은 7.2%로 나타나 지난달보다 오히려 0.2%포인트 늘었다. 여름학기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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