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시조 백일장 4월] 심사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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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시조백일장은 월말마다 독자들이 보내온 시조 중 우수작을 뽑아 지상에 발표합니다.

연말에는 우수작으로 뽑힌 사람들의 신작을 받아 심사한 뒤 연말장원을 가려 수상하며, 수상자는 시조시인으로 등단하는 자격을 얻게 됩니다.

보내실 곳 : 서울 중구 순화동 7번지 중앙일보 문화부 시조백일장 담당자 앞. 팩스 02-751-5598.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이 달에는 양에 비해 눈에 쏙 들어오는 작품이 적었다. 모두들 부자유스럽게 상자안에 갇혀 있거나 종장처리에 미숙함을 보여 주었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해 버리면 그 작품은 융통성이 없어지고 읽는 이에게 답답하고 숨쉴 여유를 주지 못한다.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형식을 다스릴 때 그 작품은 보다 더 자유스러워 보이고, 시조만이 가지는 특유한 감칠맛이 더하는 법이다.

장원으로 뽑힌 노영임의 '작설차를 마시며' 는 언어를 다루는 솜씨와 비유가 기성시인 못지 않게 잘 다듬어져 있다. 차나무와 참새와 봄이 함께 어우러진 참신한 표현이 여간이 아니다.

그러나 종장의 드러나지 않는 어색함이 옥의 티였다. 그래서 약간의 손을 보았다. 계속 정진하길 바란다.

차상과 차하는 일반인들의 투고작이 고만고만해 시조대중화와 보급의 측면에서 고교생의 작품을 뽑았다.이 달에는 학생들이 많이 응모했고 눈에 띄기도 했다. 모두 시조는 알고 있으나 필요없는 사족과 종장의 1.2음보 3.5를 어기는 경향이 많았다.

차상 이경옥의 '꽃' 은 어릴적 보았던 들꽃과 현재의 자신을 비유한 여고생으로서의 감수성과 서정성이 좋아 뽑았다.

차하 김지선의 '달맞이꽃' 은 4수로 쓰여진 것중 세번째, 네번째를 추렸다. 달맞이꽃이 피어나는 과정을 형상화했는데 그 의도가 좋았다.

차상과 차하는 모두 종장부분을 선자가 손을 보았다. 시조종장의 3.5.4.3은 시조만의 특성을 지닌 꼭 지켜야 할 부분이다. 원래의 작품과 비교하면서 계속 공부하길 바란다.

심사위원〓박시교.이재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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