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인 장편 '가시고기' 화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아버지의 아들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그린 최루성 장편소설 '가시고기' 가 화제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시고기' (조창인 지음.밝은세상.7천5백원)가 지난주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섰다.

국내소설이 베스트셀러 1위 자리에 오른 것은 13개월만이다.

그동안 1위를 차지해온 것은 실용서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 였다.

'가시고기' 는 종로서적.영풍문고 등 다른 대형서점에서도 1위에 올랐으며, 전국서점의 판매고를 종합하는 서점조합연합회의 집계에서는 3주째 1위 자리를 지켜왔다.

국내소설이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것은 지난해 3월 신경숙씨의 장편 '기차는 7시에 떠나네' 가 마지막이었다.

'가시고기' 의 빅 히트는 최근 베스트셀러 작가인 이문열.신경숙씨가 각각 '아가' 와 '딸기밭' 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연초 선보인 '가시고기' 는 지금까지 25만부가 넘게 팔렸다.

'아가' 는 6만부, '딸기밭' 은 10만부 정도 나갔다.

'가시고기' 는 스스로 '대중문학작가' 라고 밝히는 전업작가 조창인(42)씨가 썼다.

말하자면 김진명(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김홍신(인간시장)씨 쪽이다.

특히 아버지의 정(情)을 되새기며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멜러물이란 점에서 김정현씨의 '아버지' 와 비슷하다.

제목이 줄거리와 주제를 압축했다.

가시고기는 암컷이 알을 낳고 사라지면 수컷이 남아 알을 지키고, 새끼들이 자라서 흩어지면 수컷은 돌 틈에 머리를 박고 죽는다고 한다.

소설의 주인공은 아내와 이혼하고 혼자서 어린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 즉 수컷 가시고기다.

아들이 백혈병에 걸리고, 아버지는 아들의 수술비를 위해 자신의 장기를 판다.

아들은 되살아나지만 아버지는 암에 걸린다. 아버지는 헤어진 아내에게 아들을 보내고 혼자 죽어간다.

조씨는 "가까운 친구 얘기를 소설로 만들었다" 며 "흔히 감춰져 있어 느끼기 힘든 아버지의 자식사랑을 따뜻하게 전하고 싶었다" 고 말했다.

조씨는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잡지사.출판사에서 일하다가 1997년부터 서해의 섬(대부도)에 들어가 소설만 쓰고 있다.

그는 "순수문학을 하고 싶지만 아직 역량이 부족해 대중소설을 쓴다.

언젠가는 본격소설을 쓰고 싶다" 고 말했다.

그는 책이 일반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유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얘기를 쉽게, 일기식으로 풀어갔기 때문" 으로 분석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쉽게 쓴 탓인지 중고생들이 주로 많이 찾고, 아버지에 해당되는 중년남성들도 많이 찾는다" 며 "출간 직후에는 거의 팔리지 않다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어 판매부수는 더 늘어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오병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