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와 역사의 도시 충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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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봄이 무르익는 4월의 충주호. 파란 호숫물은 산 사이를 이리저리 감아 돌고 하얀 유람선도 덩달아 구불구불 호숫길을 헤쳐나간다.

호숫가까지 산들산들 봄바람에 실려오는 물내음도 물빛을 닮아 싱그럽기 그지 없다.

호수를 벗어나면 중원 고구려비 등 문화 유적이 즐비하고 온천까지 있는 충북 충주시는 '봄 관광 1번지' 로 꼽힌다.

충주시에서는 20일부터 26일까지 세계무술축제도 열린다.

◇충주호

충주댐 건설로 충주에서 단양군까지 펼쳐진 충주호는 국내 최대의 인공호수다.

댐에서 단양 장회나루까지 유람선을 타고 가는 물길이 52㎞. 도중에 호수와 좌우에 이어지는 산들의 풍광에 질릴 만하면 호수 가운데 우뚝 선 구담봉.옥순봉 등 단양 8경이 관광객을 맞는다.

선착장은 월악나루.청풍나루 2곳이 더 있어 댐-월악나루 왕복선 등 유람선 코스도 다양하다.

유람선 출발시간은 수시로 바뀌므로 사전에 확인(0441-851-5771)해야 한다.

호숫가 산마루에 위치한 청풍문화재 단지의 정자에 오르면 부근 충주호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청풍문화재 단지는 충주댐 건설로 수몰된 향교.관아.정자 등을 복원해 놓은 곳. 충주에서 단양쪽으로 36번 국도를 타고 표지판을 따라 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청풍나루 앞 호반에는 15일부터 높이 1백60m 까지 물을 쏘아 올리는, 동양 에서 가장 높은 분수도 등장한다.

◇문화유적

충주를 중심으로 한 남한강 중류.금강 상류 지역은 삼국시대 치열한 영토 쟁탈전이 벌어졌던 곳이다.

5세기말 세워진 중원 고구려비(국보 205호)가 그 역사를 말해준다.

충주에는 또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뒤 국토의 중앙에 세웠다는 탑평리 7층석탑(국보 6호) 등 국보 2점, 보물 8점, 유형문화재 20점이 있다.

우륵이 가야금을 탔고 임진왜란 때 신립이 장렬히 최후를 마친 탄금대도 대표적 유적지다.

수안보에서 월악산 국립공원으로 들어가면 나타나는 미륵사지는 고려 시대 절터로 높이 11m의 거대한 석불(보물 96호)을 만날 수 있다.

◇무술축제

택견.정도술 등 국내 39개와 일본.케냐.태국 등 20개국 무술 단체들이 격파.겨루기 시범을 선보인다.

행사장은 충주 실내체육관과 수안보 온천 지구. 중국 샤오린(少林)무술학교도 참가해 시범을 보인다.

실내 체육관 앞에 활쏘기 등 무과시험 체험장을 마련하고 체육관 안에는 옛 무기도 전시한다.

행사문의 850-5164.

◇온천

유명한 수안보 온천 말고도 앙성 온천과 문강 온천이 있다. 수안보 온천이 라듐 성분이 든 무기질 온천인 반면 문강 온천은 유황 온천, 앙성 온천은 탄산 온천으로 각각 성질이 다르다.

문강 온천은 충주에서 수안보로 가는 3번 국도, 앙성 온천은 장호원에서 충주시내로 가는 38번 국도변에 있다.

◇맛집

시청에서 '충주댐' 표지판을 따라가면 댐 조금 못미쳐 '원대가든(853-7774)' 이 나온다.

이곳의 '왕대나무밥' 은 지름 7~8㎝되는 큰 대나무 속에 쌀과 흑미.대추.밤을 넣어 쪄낸 것. 여기에 웬만한 고깃집 1인분보다 많은 불고기, 그리고 생선구이.찌개.각종 나물 등 22가지 반찬을 곁들여 8천원.

시청 근처 임광4거리 '공원갈비(847-0509)' 집의 5천원짜리 '돌솥정식' 도 실속 있는 메뉴. 현미.대추.은행을 넣고 새끼손가락 굵기의 인삼 한뿌리까지 얹은 돌솥밥에 황태구이 등 8가지 찬이 나온다.

글.사진〓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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